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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사퇴” “혁신위 조사 결과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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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 분향소'를 찾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망한 해고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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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총무원장부터 물러나라.” “혁신위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

조계종 내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때부터 지속된 갈등인데다 지난 5월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의혹 제기까지 겹쳐 해법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원로 설조 스님이 설총 스님의 총무원장 사퇴를 주장하며 20일 넘게 단식 중이어서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바깥의 문제 제기에 대해 죄송스럽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그런 자세를 일찍 가지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하고, 좀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무원장 사퇴’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지난달 11일 출범한 ‘교권 자주 및 혁신 위원회’(혁신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5월 ‘PD수첩’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은처자 의혹 등 조계종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보도하자, 진상규명과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종단 차원에서 만든 조직으로 다음달 30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총무원으로서는 공식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나온다 해도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설정 스님에 반대하는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은 종단의 혁신위가 현 총무원장이 입김 아래 있는데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설조 스님이 지난달 20일부터 총무원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여든 일곱의 나이에다 1994년 종단 개혁에 적극 참여한 인물이어서 설조 스님의 단식은 무시하기 어렵다. 설정 스님이 지난 10일 단식 농성장을 찾아 “건강을 회복해 종단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함께 논의해보자”며 설득하려 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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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설조(왼쪽) 스님을 찾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단식 중단을 설득하고 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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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총무원장이 아무 근거도 없이 그냥 물러날 수 없을뿐더러, 사퇴한 뒤 다시 선거를 한다 한들 만족할 만한 결과가 없으면 또 다시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낮은 자세로 계속 설득, 소통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