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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세계 3대 광천수 초정약수 9년새 탄산 함량 7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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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청주 초정약수가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 약수의 미네랄 성분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탄산 함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11일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따르면 초정약수의 탄산 함량은 낮은 곳이 30㎎/ℓ, 높은 곳이 952㎎/ℓ이다.

평균적으로는 382㎎/ℓ이다.

이 조사는 청주시가 지난 5월 개최한 '세종대왕 초정약수 축제'를 앞둔 지난 3∼4월 이뤄졌다.

취수 관정은 팔각정과 음수대 등 초정리 일대 7개였다.

초정약수 축제 때 "물맛이 예전만 못하다"거나 "일부 관정에서 나온 물은 탄산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심지어 "초정약수가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초정약수의 탄산 함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의 2003년 조사 때 이 약수의 탄산 함량은 836∼1496㎎/ℓ(평균 1217㎎/ℓ)였다.

2009년 조사 때는 528∼1698㎎/ℓ(평균 1122㎎/ℓ)였다.

과거 2차례의 조사 때는 수치의 차이가 다소 있긴 해도 탄산 함량이 꽤 높았다는게 공통된 특징이었다.

강원·경상 지역에 분포한 국내 유명 약수의 탄산 함량은 2009년 기준 352∼1663㎎/ℓ(평균 1048㎎/ℓ)이었는데, 평균 함량만 놓고 보면 초정약수의 탄산 함량이 다른 지역 약수보다 높았다.

초정약수 탄산 함량이 떨어지자 청주시는 비상이 걸렸다.

이 지역에는 89개의 지하수 관정이 개발돼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11개의 관정을 제외한 나머지 78개 관정에서 2015년 기준 하루 475t의 지하수가 취수되고 있다.

다만 몇년간이라도 취수하지 않는다면 탄산 함량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1969년 조사된 초정약수 탄산 함량은 평균 1312㎎/ℓ이었다.

그 이후 취수량이 꾸준히 늘면서 1998년 500㎎/ℓ 이하로 떨어졌으나 그해 먹는샘물 방사성 물질 검출 사건이 터지면서 취수량이 줄자 2003년 평균 1217㎎/ℓ로 회복된 적이 있다.

초정 일대를 지하수 보전 구역으로 지정, 취수량을 줄이는 방안이 있지만 목욕탕과 주류·음료 제조회사에 강요하기 어려운 데다가 현지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우려가 커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청주시는 폐 관정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폐 관정으로 탄산가스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청주시는 이를 위한 예산 편성도 검토하고 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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