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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지사와 당은 같지만, 도정 견제·보완이 제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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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첫 민주당 소속 의장 김지수 도의회 의장

첫 40대·여성의장 타이틀까지…시급한 일은 정책의 재정비

정당 간 소통·공부하는 의회 만들고, 도민 참여 활성화 계획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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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의 위상은 도민들의 지지로 세워집니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48·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년간 도의회 활동에서 배운 신념이다. 김 의장은 지난 9일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여러 수식어 중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첫 경남도의회 의장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부담스럽다”며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도민이 참여하고 도민의 뜻이 실현되는 도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1991년 6월 시·도의원선거 부활 이후 ‘보수텃밭’인 경남도의회에서 첫 민주당 의장, 첫 여성 의장, 첫 40대 의장이라는 3개 타이틀을 한꺼번에 얻게 됐다.

김 의장은 의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전체 의원 58명 중 55명(무효 2명, 기권 1명)의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경남도의회는 자유한국당이 독점하며 일방적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도의원 34명이 당선되고 여성 의장이 선출되는 등 향후 의회 운영에도 대격변이 예고된다. 경남도의회가 여야 공존과 협치의 모델로 바뀔지 주목된다.

김 의장은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그동안 도정 갈등을 일으킨 정책들의 재정비를 꼽았다. 그는 “지금 경남도는 인수위원회를 통해 지난 도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도정의 한 축인 도의회도 마찬가지다. 의회 구성원 모두가 토론을 통해 보충, 수정, 폐기할 도정의 정책을 선별해 손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경남도의회가 한국당 도지사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는 “균형을 잃은 잘못된 답습”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도의회와 경남도는 도정을 책임지는 두 개의 수레바퀴와 같다”며 “제11대 도의회는 과거 도정을 추인하는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지방정부를 보완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도의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의원과 여야 초선의원이 많이 당선된 이유로 도민들이 변화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한국당은 보수텃밭에서 근거 없는 사상검증 프레임만으로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 유권자에게 평가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식의 온정주의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오직 노력과 실력으로 유권자에게 선택받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선의원의 경륜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초선의원들의 개혁성이 도의회 의정활동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의장은 영남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으로 선출되고 여성의원들이 많이 당선돼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은 여전히 높지만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며 “이번 의장단 선거 결과가 여성의 정치참여를 촉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국당 등 다른 정당 간 소통과 협치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다수당이 소수당을 소외시키는 방식의 과거 의회운영은 잘못됐다”며 “여야가 불신이라는 장애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 의장단 회의는 가능한 한 공개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회규칙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당 소속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도정 협력과 관련해 “최근 도지사 인수위는 전임 도지사의 채무 제로(0)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며 “경남도가 시·군에 지급해야 할 법정경비를 미지급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지 못한 것 등을 바로잡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장은 도민이 바라는 경남도정을 펼치기 위해 때로는 경남도를 견제·감시하고, 때로는 상호보완적인 경쟁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무상급식 조정교부금 미지급 문제, 양성평등기금 등 12개 기금 폐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도의회와 도청, 교육청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들이 상당수 남아 있다”며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회 내 연구·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예·결산 분석과 조례 제정을 위한 입법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또 경남도정과 상호보완적 경쟁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전문위원실 기능을 강화하고 도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보개방과 청원제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덕성여대 약학대를 졸업하고 경성대 대학원 약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성대 약학대·문성대 간호학과 외래교수를 지냈다. 김 의장은 민주당 경남도당 여성위원장과 대변인, 창원 의창구 지역위원장 등 당직을 맡아오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경남도의원으로 당선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창원2)에 도전해 재선에 성공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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