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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바른미래당, 원 구성 협상 결과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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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회의사당.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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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결과를 두고 속을 끓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협상 끝에 정보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두 상임위원장직을 얻어냈지만, 당내에서는 경제 유관 상임위를 배정받지 못해 ‘실속이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2곳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치와 전혀 다른 상임위 배정 결과에 당혹을 넘어 실망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의원총회에 참석해 “‘경제 정당’을 표방했고 경제 관련 상임위를 배정받겠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정받지 못한 점에 대해 의원들께 송구하다”면서도 “거대양당의 담합과 의원모임 ‘평화와 정의’의 관례에서 벗어난 주장으로 협상이 어려워졌지만 (바른미래당의) 적극적인 중재와 대승적 결단으로 원 구성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관계자는 “이념을 넘어선 민생정당·경제 정당을 표방한다면서 실제로 얻어낸 상임위는 민생과 크게 상관이 없는 상임위”라며 “오히려 교육위원회는 국정교과서·영어교육 문제 등 이념전(戰)으로 비화하기 쉬운 이슈들이 산재해 민생정당 이미지에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과 각을 세우며 대안 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여당의 실정을 명확히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산자위·보건복지위원회 등이 중요한데, 교육위나 정보위는 이런 측면에서 부족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교육 분야보다 문화 분야의 규모가 더 큰데, 교육 분야를 가져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정보위는 겸임 상임위(다른 상임위와 겸직하는 상임위)라 오롯이 1개 상임위라고 말하기도 어렵다”며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이나 기무사령부 등 정보기관 개혁에 나서며 정보위의 위상도 떨어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현상 유지에도 실패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합의는 해야 했고, 저희가 많이 양보했다”고 밝혔다.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도 “상임위원장만을 위해 우리가 국회의원을 하는 게 아니다. 솔로몬의 심정으로 (양보했다)”며 “정보위가 가진 위상이 상당하니 그것을 높이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어쩔 수 없었음을 강조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바른미래당의 해묵은 계파 싸움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바른미래당의 몫인 국회 제2 부의장에는 바른정당 출신인 5선 정병국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인 4선 주승용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관례상 3선이 역임하는 상임위원장 역시 바른정당 출신인 이학재·이혜훈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인 이찬열 의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한 명은 상임위원장의 꿈을 접어야 한다. 그러나 세 의원 모두 상임위원장을 노리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직이 경선을 통해 결정되리라는 예측이 많다.

바른정당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계가 무조건 의석 수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바른정당계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며 “경선으로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당 지도부의 정치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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