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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증시 자금이탈’ 걱정과 안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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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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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무게

대외 금리 역전폭 지속 확대 우려

“코스피 상승여력 금리차 상쇄”

업계선 이탈보다 잔류에 무게 전망

하루 앞으로 다가온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재차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동성 긴축에 속도를 내는 미국과의 ‘온도 차’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시장에 전하는 ‘소수의견’ 조차 나오지 않을 경우, ‘연내 1회 기준금리 인상’마저 무산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부각돼 외국인의 증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국 증시는 금리 요인보다 시장 자체에 대한 기대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만큼,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과 이를 돋보이게 할 원화가치 상승 전환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의 89%는 이번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부담이 금리를 인상할 이유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출과 물가 등 각종 국내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슈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연내 1회 금리인상’ 마저도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23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한국 기준금리 전망에 따르면, 연내 1회 금리 인상을 전망한 곳이 15곳으로 가장 많았지만 연내 동결을 예상한 증권사도 4곳에 달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던 국채선물 가격이 5월부터 상승세를 지속, 최근 박스권 상단까지 상승했다”며 “무역분쟁 이슈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채권시장 강세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 돌고 있는 기준금리 연내 동결 가능성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동성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가 100bp(1bp=0.01%p)로 확대될 경우 증시 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안정적인 경기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국채금리와의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나 국채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 미국 국채 매수로 눈을 돌리게 된다. 실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인상 횟수를 연 3회에서 4회로 늘릴걸 시사한 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과 같은 신흥국의 경우 주요 선진국과의 기준금리차보다는 증시 자체의 모멘텀(상승여력)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는 주요 변수라고 분석한다. 실제 브라질, 터키 등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수백 bp 이상 높은 신흥국들은 최근 금리인상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의 ‘귀환’ 시점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거시경제 변수로 통화정책 대신 중국 위안화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통상 원화는 중국의 위안화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유동성 확대 차원으로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지급준비율(예금 대비 현금 보유 비율)을 인하해 위안화 약세를 초래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모멘텀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거나 위안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돼야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등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 약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 기대감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 요인이다. 1년 뒤 예상 실적을 토대로 계산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8.55배 수준으로, 지난 201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92배로 떨어져,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 이익증가율이 둔화돼 실적 우려가 높아졌던 2013년 하반기에도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바닥을 다진 후 14% 상승한 바 있다”고 분석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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