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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공룡의 ‘공룡화’는 여러 방향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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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르헨티나서 2억년 전 트라이아스기 화석 발견

거대 공룡 주라기 출현 가설에 이의 제기

디플로도쿠스보다 5천만년 앞서 ‘공룡화’

굽은 다리, 주기적 성장 나이테 존재

“공룡 거대화,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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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공원>에서처럼 거대 공룡이 주라기에 출현했을 것이라는 기존설과 달리 5천만년 앞선 트라이아스기에 이미 공룡의 거대화가 진행됐다는 증거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산후안국립대 연구팀은 10일 아르헨티나 북서부지방의 2억3700만년~2억100만년 전 후기 트라이아스기 지질지대에서 새로운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보고했다. 이 지역은 과거 초대륙 판게아의 동남쪽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은 이 공룡에 ‘인겐티아 프리마’(Ingentia prima)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라틴어로 ‘최초의 거인’이란 뜻이다. 산후안국립대의 시실리아 아팔데티 연구팀은 인겐티아 프리마와 기존에 발견된 레셈사우루스 사우로포이데스 화석들을 묶어 목이 긴 용각아목(사우로포도모프·Sauropodomorph)의 초기 공룡인 ‘레셈사우리드’(Lessemsaurid)로 분류했다. 용각아목은 ‘도마뱀 발처럼 생겼다’는 의미다.

레셈사우리드는 디플로도쿠스(Diplodocus)와 마찬가지로 용각하목(사우로포드·Sauropod)의 먼 친척으로 긴 목의 초식 공룡인 디플로도쿠스나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긴 브라키오사우르스(Brachiosaurus)보다 4700만년 전인 트라이아스기에 등장했다. 디플로도쿠스와 브라키오사우루스는 가장 큰 거대공룡의 상징이다. 50톤의 디폴로도쿠스처럼 크지는 않지만 짧은 목에 굽은 두 다리로 걷는 10m 크기의 안겐티아는 무게가 7~1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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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팔데티의 동료인 리카르도 마르티네즈는 “공룡이 거대한 몸집을 얻으려면 무게를 지탱해줄 곧게 뻗은 다리와 빠른 속도의 성장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점에서 인겐티아는 부족한 구석이 많다. 예를 들어 인겐티아는 디플로도쿠스나 현대의 거대 동물인 코끼리가 가지고 있는 두껍고 원주 모양의 다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또 거대한 용각하목 공룡이 지속적으로 몸집이 커진 반면 레셈사우리드는 주기적으로 성장해 뼈에 나이테 같은 흔적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겐티아는 후대의 거대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조류식 공기주머니(기낭)를 갖고 있었다. 조류식 폐는 거대한 동물이 몸에서 발생하는 열을 발산하고 엄청난 양의 산소를 공급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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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딘버러대의 스티브 브루새티 박사는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거대 공룡은 트라이아스기 말엽 거대 화산 폭발로 인한 대멸종 이후인 초기 주라기에 등장한 것으로 생각돼 왔는데, 레셈사우리드 화석은 적어도 일부 공룡이 대멸종 이전인 트라이아스기 말엽에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음을 웅변해준다. 레셈사우리드는 주라기에 진화한 디플로도쿠스와 같은 거대 용각하목 공룡과는 독립적인 진화를 했다. 공룡의 거대화는 용각류가 걸어온 길만이 아니라 여러 다른 길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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