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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TF초점] '휴업 40일째'…국회는 '밥그릇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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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퇴장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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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 법사위 놓고 샅바 싸움… 음모론·고성 오가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부진으로 인한 입법부 공백 사태가 40일째 이어지고 있다. 여야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진전은 없었다. 협상 과정에서 음모론과 고성도 난무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인 하루였다.

여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전격 비공개 회동에 나섰다. 여야가 애초 이날을 원 구성 관련 잠정적 협상 시한으로 정했던 만큼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지부진한 협상의 핵심 쟁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최종관문 역할을 하는 만큼 매우 큰 권한을 가지며 그만큼 논란도 끊이질 않는 곳이다. 따라서 여야는 위원장직을 누가 가져가느냐, 법사위를 어떻게 개혁하느냐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중이다.

그러나 역시 결과는 '결렬'이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시간 넘게 진행된 회동 끝에 협상장 문을 열고 나와 서먹서먹하게 서서는 협상 불발 소식을 알렸다.

두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김 대행은 "집권여당의 배려와 양보가 되지 않아 원 구성 협상이 아직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다"고 했고 홍 원내대표는 "김 대행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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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과 민주당은 협상 불발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며 책임 공방도 이어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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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장 내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유는 김 대행이 회동 직전 SNS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김 대행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탐욕적이고 비민주적인 바상"이라며 "더욱이 그것이 민주당 내부의 갑론을박 때문이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청와대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지시설'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 홍 원내대표는 김 대행에게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항의했더니 김 대행이 본인이 한 것(게시)은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상식적이지 못한 주장을 하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원내수 석간 실무협상이 진행됐지만 역시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역시 이견만 확인한 채 각 당 원내수석들은 해산했다.

협상의 진전 없이 얼굴만 붉히고 있는 국회는 '민생은 외면하고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파행 사태로 인해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주요 현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가 이처럼 '식물' 상태가 된 것은 한두 번 연출된 모습이 아니다. 불과 두 달 전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안과 '드루킹(댓글 조작 사건) 특검'을 놓고 40일 넘게 국회를 파행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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