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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또 ‘폭스뉴스’…빌 샤인 전 대표, 백악관 공보국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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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빌 샤인 전 폭스뉴스 공동대표를 백악관 언론 정책을 총괄하는 공보국장으로 임명했다. 백악관에는 이미 폭스뉴스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황이어서 이 방송이 트럼프 정부의 인재 공급처라는 말도 나온다.

백악관은 5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빌 샤인이 백악관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샤인은 폭스뉴스의 공동대표 출신으로, 그는 20년 이상의 TV 프로그램, 커뮤니케이션,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백악관 공보국장)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7월 5일 빌 샤인 전 폭스뉴스 공동대표를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했다. /폭스뉴스


샤인은 지난 2월 사임한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힉스 전 국장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 증언한 뒤 사임을 발표했다.

샤인은 1996년 폭스뉴스에 입사한 후 프로듀서를 거쳐 경영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6년 8월 잭 애버네티와 함께 폭스뉴스 공동대표로 임명됐다. 샤인은 이후 9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잇따른 사내 성추문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임했다.

일각에서는 샤인의 인선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샤인 본인도 사내 성추행과 성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CNN은 “샤인은 지난 2016년 7월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의 보호자이자 해결사로 불렸다”며 “샤인 본인도 성추행과 성차별 문제에 관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미국 진보단체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샤인을 고용한 것은 충격적이지만, 놀랍진 않다”며 “트럼프의 백악관은 성범죄자들과 그 조력자들의 회전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케이블방송 폭스뉴스 출신 인사를 측근으로 불러들인 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등 애정을 보여왔다.

지난 3월 사임한 맥매스터를 대신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자리에 오른 존 볼턴은 폭스뉴스에서 정치평론가로 일했다. 메르세데스 슐랩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국장도 폭스뉴스 정치평론가 출신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직을 맡고 있는 헤더 나워트는 폭스뉴스에서 앵커로 일했고, 토니 사예그 재무부 공공정책 차관보,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 스콧 브라운 뉴질랜드 주재 미국 대사 등도 폭스뉴스 출신이다.

CBS뉴스는 샤인 전 공동대표가 백악관 공보국장 후보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언론에 ‘가짜뉴스’라는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폭스뉴스에는 ‘놀라운 보도’라는 등 극찬을 보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능있는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폭스뉴스의 고위층 인사들을 포섭한 건 놀랄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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