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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은행권, 2분기도 호실적 최대 3.8조 순익 전망..."하반기는 실적 둔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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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4조원대 순이익을 거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이 2분기(4~6월)에도 호실적을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권의 예대 마진이 확대되고 있고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대출 수요가 크게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선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을 3조6000~3조7000억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추정치가 3조8000억원대로 가장 높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이 2분기에 91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위 자리를 고수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신한지주(055550)(853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6090억원), 우리은행(000030)(5100억원), IBK기업은행(4040억원) 순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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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好실적 배경엔 가계대출 증가·예대마진 개선·일회성 요인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지 않아 은행권이 지난 1분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분기 은행 원화대출 성장률은 1.6%로 1분기(1.4%)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부터 신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시행되고, 3월부터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 LTI(소득대비대출비율) 등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성장률은 1.5% 내외를 기록했다”며 “가계와 기업 부문에서 고르게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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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를 맞아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이 확대되는 것도 은행 실적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해 10~11월 이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2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1.96%)보다 0.02%포인트 개선된 1.98%를 기록했을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사들이 국민행복기금에 채권을 매각해 발생한 이익(약 1000억원)도 일회성 이익으로 잡혀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행복기금은 지난 2013년 출범 당시 금융사들의 부실채권을 저가로 매입한 뒤 채권 회수금을 금융사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금융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국민행복기금 채권 매각 회수금이 2분기 수익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매각 채권 대부분이 카드 채권이라 카드 비중이 큰 신한금융이 관련 이익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STX엔진 관련 대손충당금 환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도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과거 STX엔진 관련 총 16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STX엔진 매각이 이뤄지면서 이에 따른 10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금리 규제·경기 모멘텀 약화·대출 리스크, 하반기 위험 요인”

금융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올들어 2분기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지만 하반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일부 은행들이 대출 이자를 부당 수취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관련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금리 규제로 인해 시장금리 인상 부분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면 순이자마진(NIM)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 효과는 마무리되는 모습”이라며 “가산금리 규제 등으로 NIM 개선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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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기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는 것도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 증가율(6%)이 작년(15.6%)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건설, 고용 등 내수 관련 지표 역시 부진하다. 수요 둔화가 기업의 재고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생산활동이 주춤하고 신규 설비투자도 제한되고 있다. 도·소매업, 음식, 숙박업 등 자영업 관련 지표 또한 부진한 양상을 띄면서 지역 경기에 민감한 지방은행들의 실적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관련 불확실성 확대는 하반기 은행업종에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가계나 개인사업자의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 등으로 부동산 경기 조정이 장기화하면 부동산 임대업 개인사업 대출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입장에서 예대마진이 개선돼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 대출이 부실해질 수 있다”며 “당장이야 금리가 워낙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닥쳐올 리스크”라고 했다.

전배승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리 수위는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의 부동산 거래감소 양상이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며 “이 경우 개인사업자대출 중 비중이 큰 부동산 임대업 대출자들이 자산하락과 수익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어 은행의 대출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주 기자(s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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