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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주 28시간 단축’ 독일 금속 노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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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동시간 단축, 준비됐습니까?]

② ‘임금 삭감’ 없이 가능할까

주 28~40시간 자율보장 협약 체결

“노동시간 선택 다양한 욕구 반영”

금속노조, 임금 줄어드는데도 합의


지난 2월 독일 금속산업 노사는 주 28시간 근무제를 새로 도입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맺었다. 노동자가 원하면 주 28시간에서 길게는 40시간까지 노동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그 대신 ‘짧은 노동시간’을 선택하는 노동자는 임금이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를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27일 <국제노동브리프> 5월호를 보면, 독일 금속산업 노사가 지난 2월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기존 주 35시간 남짓의 노동시간을 28시간으로 줄이되, 원할 때 전일제 업무로 복귀할 노동자의 권리가 담겼다. 노동시간 단축을 일괄 적용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노동자한테 선택권을 보장한 것이다. 일·생활 양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가치관 변화를 수용한 결과다.

노사 합의를 이끌어낸 독일 금속노조는 애초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 노동시간 단축 합의가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노조의 협상 상대인 남서부금속고용부연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속노조의 선택은 ‘임금 보전’이 아닌 자율권이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노조는 주 28시간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노동자가 희망하면 주 최대 40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단축근무 선택권’(전체 인력의 18% 이내)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외르크 호프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적이고, 자기 결정적 노동의 세계로 이행하는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한국의 노사 및 정부에 독일의 노동시간 단축 경험은 일정한 울림을 준다. 황수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적 배경이 다른 독일 금속산업 노사의 합의 방식을 당장 한국에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일·생활 양립을 원하는 노동자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좀더 많은 임금을 필요로 하는 노동자는 더 일할 수 있도록 ‘노동자 중심의 노동유연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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