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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부산 삼삼횟집의 `유비끼(湯引き)회` 서울에서도 만날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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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참돔, 광어 등 유비끼 회와 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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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부부의 맛집기행-49] 맛집 애호가들에게 부산에서 괜찮은 횟집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면 몇 손가락 안에 반드시 들어가는 집 중 하나가 광안리에 있는 '삼삼횟집'입니다. 부산에 사는 지인들에게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횟집을 안내해달라고 해도 '삼삼횟집'은 늘 높은 순위로 꼽힙니다. 부산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횟집인데 어떤 특별한 맛이 있기에 부산 주민, 외지인을 가리지 않고 '삼삼횟집'을 꼽는지 궁금했습니다. 얼마 전 광안리 해변 민락횟센터 뒤편에 있는 본점을 찾았습니다. 대표 메뉴인 참돔과 광어 유비끼 초밥을 먹었는데 서울에 올라와서도 특별한 맛이 오랫동안 뇌리에 맴돌았습니다.

부산 '삼삼횟집'의 그 맛 그대로를 살린 음식점이 강남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름하여 '삼삼횟집 강남점'. 지인들과 찾은 강남점은 부산 본점의 레시피를 적용해 광안리에서 맛봤던 훌륭한 맛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더불어 서울 고객의 특성에 맞춘 신메뉴를 개발해 부산 본점보다 손님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삼삼횟집'의 대표 메뉴로 민락동을 휩쓸었다는 유명한 '유비끼(湯引き)회'는 부산 본점 그 맛 그대로입니다. '유비끼'는 뜨거운 물에 생선의 껍질을 살짝 데치는 것. 이 집의 생선이 여느 횟집보다 한층 쫄깃한 식감을 주는 것은 유비끼의 결과라고 할 수 있지요. 유비끼회는 그대로 와사비를 살짝 얹어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초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별미지요. 이것이 고객이 직접 만들어 먹는 유비끼회초밥이지요. 숙련된 요리사가 쥐어주는 초밥도 좋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초밥을 쥐어 먹는 것도 쏠쏠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식초로 알맞게 밑간을 해 초밥 사이즈로 쥐어서 나오는 알밥을 회와 함께 주문하시면 유비끼회초밥을 만들어 드실 수 있습니다.

'삼삼횟집 강남점'은 대물(大物) 생선을 사용해 회 맛을 한층 끌어올려 주고 있는 것도 특징. 참돔은 3.5㎏ 이상 되는 대도미를 사용하고, 광어도 2.5㎏ 이상 되는 대광어만을 사용합니다. 이 집의 회가 두꺼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살아 있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강남점 역시 부산 본점과 마찬가지로 회가 나올 때 접시 위에 무채나 그 어느 것도 깔지 않고 오로지 순수한 회만 가득 담아 나옵니다. 꾸밈없이 진솔함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지요.

'삼삼횟집 강남점'은 부산 본점의 레시피와 기본 정신은 따르되 강남점만의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운영의 묘도 살려나가고 있습니다. 강남점만의 특별한 메뉴로 들 수 있는 것이 '유비끼회코스'. 참돔유비끼, 광어 등 제철회, 모둠 해산물, 생선구이, 일품요리, 새우튀김 등 8~10가지로 구성돼 있는 코스요리는 다양한 음식을 고루 맛보면서 담소를 나누기에 제격입니다. 부산 본점의 경우 손님이 너무 붐벼 단품 몇 가지를 주문해 먹고 나오기 바쁘다고 할 수 있지만, 강남점은 2층에 별도의 룸을 마련해 조용한 공간에서 비즈니스와 식사를 겸한 자리를 찾는 고객도 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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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횟집 강남점`의 이원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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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점을 경영하는 이원로 대표(58)는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토박이. 부산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음식 사업을 해 고객의 니즈를 신속하게 읽고 헤아리는 데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는 그의 주특기는 구매. 질 좋은 생선을 구매하는 것도 그의 몫이랍니다. 얼굴에 성실함이 뚝뚝 묻어나는 그가 갖고 있는 음식관을 물었더니 한쪽 벽에 붙어 있는 액자를 가리킵니다. 이런 글귀가 적혀 있더군요. '성심생공 신의생리(誠心生功 信義生利).' 무엇을 이룩하는 것은 정성스러운 마음에서 나오고, 이익을 얻는 것은 믿음과 의리에서 나온다는 뜻이지요. 당장의 이익을 얻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정성을 다함으로써 고객으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어 사업을 번창시켜나가겠다는 큰 뜻이 보기 좋습니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비망록에 '항상 따뜻한 미소를 띠고 따뜻하게 말하자'라는 문구를 페이지마다 한 자씩 적어 넣고 매일 스스로를 되돌아보더군요.

까다로운 고객의 입맛을 상대하는 음식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가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 대표지만,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여유를 즐길 줄도 아는 그입니다.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도자를 수집하고 있고 각종 미술전에서 수상한 현역 예술인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취미라고는 하지만 이런 예술혼까지 담아 음식점을 경영하는 그여서인지 한층 신뢰가 갑니다. 이 대표를 오래 지켜본 지인들은 그가 서울에 올라가 '삼삼횟집 강남점'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이런 덕담을 주었답니다. "이원로가 하면 잘할 거야!" 주변에서 이런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를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삼삼횟집 강남점'에 들러 맛있는 유비끼회와 더불어 주인장이 나눠주는 따뜻한 마음도 덤으로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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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횟집 강남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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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 정보
△메뉴
- 참돔유비끼 물회 1만원, 참돔유비끼 회덮밥 1만원, 참돔유비끼 초밥+튀김 2만2000원, 참돔유비끼 회정식 3만3000원
- 유비끼코스 4만4000원(참돔유비끼, 광어 등 제철회, 모듬해산물, 생선구이, 일품요리, 새우튀김 등 8가지 코스요리), 특유비끼코스 6만6000원
- 제철 모듬회 4만4000원(소), 6만6000원(중), 8만8000원(대), 산낙지 2만원, 문어숙회 2만원, 새우튀김 2만원, 서더리매운탕 5000원
- 점심특선: 활어미역국 1만원, 동태탕 8000원, 알밥 8000원, 고등어구이 1만원, 갈치구이 1만2000원, 생대구탕 1만3000원 등
△위치: 서울 강남구 역삼동 719-19, (02)539-0033
△영업시간: 10:00~ 22:00(토, 일요일 휴무)
△규모 및 주차: 85석(1층은 홀, 2층은 대소 룸 6개), 음식점 앞 주차 가능
△함께하면 좋을 사람: ① 가족 ★, ② 친구 ★, ③ 동료 ★, ④ 비즈니스 ★
♣ 평점
맛 ★ ★ ★ ★ ★
가격 ★ ★ ★ ★ ★
청결 ★ ★ ★ ★ ★
서비스 ★ ★ ★ ★ ☆
분위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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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웅 을지대 교수·박정녀 하나금융투자 롯데월드타워WM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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