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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정은 비핵화 진정성은 3, 4개월 지나야 드러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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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정보기관 고위직 토론

“北 진짜 의도 지금은 모르겠다”… “軍수뇌부 교체는 반발 예방조치”

“많은 시간을 들여 논의했다. 하지만 우리의 솔직한 대답은 여전히 김정은과 북한의 의도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레고리 트레버턴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은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각국 정보기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모임을 마친 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이 앞서 한미 정상을 만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그 진정성에 대한 판단은 보류한 것. 결국 조만간 열릴 비핵화 후속 협상과 그 조치를 보고 나서야 김정은을 ‘신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결론을 낸 셈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에는 12개국에서 대북 정보 분야에 종사했던 고위직 30여 명이 참석했다.

윌리엄 브라운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은 “국제사회, 특히 중국의 제재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면서 “3, 4개월 지나면 북한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인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역시 “한미 연합 훈련이 유예된 만큼 상호주의에 따라 북한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원심분리기 가동 등 추가 핵물질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런 초기 이행(front-loading)을 향후 프로세스에 대한 지표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타니 히데시(三谷秀史) 전 일본 내각정보관은 “일본이 북한에 회의적이라고 하는데 과거 협상에서 벌어진 일이 되풀이되는 걸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의 변화에 일단 의미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북한의 변화를 단순히 속임수 또는 전략적 변화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인 전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군 수뇌부 교체 등 최근 북한 내 변화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존 에버라드 전 주북한 영국대사는 “앞으로 군부에 쏠렸던 자원이 경제에 투입되면서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며 “김정은이 군 장성 3명을 교체한 것은 이를 예상한 선제적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핵화 과정이 길고 험난할 것이란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트레버턴 전 의장은 “큰 결과가 빨리 나올 걸 기대해선 안 된다. 여러 장애가 있는 매우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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