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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미군 유해 송환절차 시작…158개 금속관 오산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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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997년 판문점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 행사. 이 유해는 하와이의 신원확인소로 보내졌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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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기 위한 본격 절차가 시작됐다.

23일 주한미군 관계자는 “오늘 (미군) 유해송환을 위한 100여 개의 나무로 된 임시 운송 케이스를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로 이송했으며, 아울러 유해를 오산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유엔기와 관 받침대도 이송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오산에서 미국으로 유해 이송 시 필요한 158개의 금속관은 용산에서 오산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임시 케이스는 이르면 이날, 늦어도 1∼2일 이내에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전달돼 미군 유해를 남쪽으로 송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나무 상자는 이르면 오늘 북한에 전달될 수도 있지만, 전달 절차를 놓고 북미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어 북송이 며칠 지연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넘겨받은 나무 상자에 미군 유해를 담아 다음 주에는 송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관계자가 이미 북한에 들어가 유해 분류작업을 진행했다는 관측도 있다.

오산에서 대기 중인 금속관이 158개인 점으로 미뤄, 이번에 송환될 미군 유해도 이 정도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송환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채택된 공동성명 제4항에는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으로의 송환은 경기도 오산 미군 공군기지를 거쳐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로는 나무 상자에 담긴 미군 유해를 육로를 통해 오산 기지로 옮긴 뒤 유해송환 의식을 하고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로 가져가 신원확인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엔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유엔사가 북한군으로부터 관에 담긴 미군 유해를 한 구씩 넘겨받았는데, 이번엔 유해송환이 전례 없이 대규모로 이뤄져 다른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이 신속하게 유해송환 작업에 들어가면서 북미 간의 비핵화 후속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의 고위 인사가 방북해 유해와 함께 돌아올 가능성도 큰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위해 방북한다면 귀환하면서 유해를 송환할 수도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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