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로 열린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등도 포함됐지만 이산가족 상봉만큼 시급한 과제가 있을 수 없다. 피를 나눈 혈육 간의 만남은 이념도 정치도 아니다. 앞으로 후속 남북 정상회담 등에서 전면적 생사 확인은 물론이고 서신 교환, 화상 상봉, 고향 방문 등의 과제를 하루빨리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은 13만2124명에 이른다. 7만5234명이 이미 숨졌지만 5만6890명은 여전히 상봉의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생존자 가운데 80세 이상 고령의 이산가족이 3만5960명으로 63%나 된다. 해마다 수천 명은 꿈에도 그리던 가족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다.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시간과 애타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렵게 기회를 잡아도 부부 또는 부모·자식 간 만남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북한의 선의에 기대 수백 명 정도가 이벤트 식으로 만나선 고령의 이산가족 모두의 한을 풀기는 불가능하다. 남북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운영을 상시화하고 제2·제3 면회소 건립을 추진하는 등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할 필요가 있다. 1950년 6·25전쟁 이후 68년간 쌓인 통한의 생이별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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