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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지방선거 뒤 민주평화당 “우리의 개혁 ‘경쟁상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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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치BAR_김규남의 스냅샷_‘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

박주현 “정부·여당 ‘지역 평등’에 1도 관심없어”

유창선 “평화당 늘어진 분위기 문제” 쓴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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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9일만에 민주평화당이 당의 활로를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었습니다. ‘민주평화당,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토론회 제목에서부터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고민이 깊은 평화당의 처지가 느껴졌습니다.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를 포함해 정동영·유성엽·윤영일·최경환 등 당 소속 의원들과 몸은 평화당과 뜻을 함께 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박주현·장정숙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평화당은 먼저 “호남에서도 외면 받은 ‘호남당’, 호남 이외의 지역은 ‘전멸’”이라며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자평했습니다. ‘호남 정당’을 자처하는 평화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호남 지역 기초단체장 30곳 출마했지만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습니다. 광역의원 74명 중에서도 평화당 소속은 1명, 기초의원 209명 중에는 46명에 불과합니다. 호남 외 지역에서는 정당득표율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조배숙 대표는 “깊은 반성을 하고 활로를 모색해 당이 회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평화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과의 개혁 경쟁’을 지방선거 이후 평화당의 ‘살 길’로 잡은 것 같았습니다. 평화당 의원들은 더욱 선명한 개혁 정당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우리당이 민주, 평화, 개혁, 민생, 평등의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보다 우리가 선명하고 개혁적인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한다”고 했습니다.

‘개혁·대안 야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힌 박주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반개혁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제가 기재위에서 기획재정부를 엄청 쪼아서 ‘예산편성지침’에 양극화 해소를 집어넣었는데 오히려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나서 그 양극화 해소 편성 지침이 슬그머니 뒤로 빠졌다”고 했습니다. 또 “제가 참여정부 청와대 (참여혁신)수석으로 있으면서 그 세력(현 청와대·여당)을 잘 아는데 기본적으로 ‘지역 평등’에 1도 관심이 없다”며 “오히려 부산·경남에서의 헤게모니를 위해서 부산·경남에서 우선적으로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지역 평등’과 반대로 갈 것이고 또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8월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나설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유성엽 의원은 남북문제, 정치개혁, 경제민생을 강조했습니다. 유 의원은 “우리당의 기본노선인 남북문제와 햇볕정책은 우리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평화당이 정부여당을 지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유 의원은 정치개혁에 대해선 ‘분권형 개헌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언급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가에서) 실업률, 소득격차 등 경제통계가 모두 비관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평화당이 경제와 민생분야에 있어 강하게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당대표 도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은 현장중심 정당을 강조했습니다. 정 의원은 “라돈침대 문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체국이 나서서라도 침대를 수거하라고 했는데 (높은) 지지율 (비결)이 여기에 있다”며 “평화당은 현장에 기초해 맨 먼저 달려가서 최고의 전문가들과 대안을 내는 정당이 돼야하고 그럴 때 대중 속에서 존재감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과의 개혁 경쟁’을 예고하는 평화당 의원들의 표정은 자못 비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평화당을 향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 ‘늘어지고 분산되는 문화’가 느껴진다”고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토론회에서 몇몇 패널들의 발언이 예정시간보다 길어지면서 분위기가 느슨해졌고, 중간에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담당기자들에게서 ‘발언이 길어져 주의를 분산시킨다’는 평가를 받는 평소 평화당 회의 모습과도 비슷했습니다. 개혁 경쟁의 상대라는 민주당은 원내 130석의 골리앗이고 14석의 평화당은 다윗입니다. 평화당이 더욱 집중력 있고 긴장감 있게 움직여야 할 이유입니다.

글·사진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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