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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성태 “친박 망령” 직격탄…재분당 가능성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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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당 쪼개자는 것이냐”

한국당 수습방안 놓고 충돌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60·사진)가 22일 “친박(근혜계)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공개 비판했다. 친박계의 사퇴 요구를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김 권한대행은 비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의 측근으로, 비박계와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여겨진다. 친박·비박계가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이대로 가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작심한 듯 친박계를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쇄신을 논하기보다는 다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 (때문에),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친박의 망령’을 두 차례나 언급하면서, 당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한 책임을 친박계에 돌린 것이다.

친박계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김 권한대행은 “몇 사람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제 거취가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진태·이장우 등 친박 의원들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방선거 참패 책임 등을 들며 김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했다.

당 안팎에선 친박·비박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바른정당 분당 당시에 버금가는 충돌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김 권한대행이 인적청산을 명분으로 삼아 친박계 솎아내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목을 친다’는 박성중 의원 메모 내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는 반발했다. 한선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가상의 적을 만들어 놓고 자신들을 도덕적 우위의 존재로 만들려는 애들 장난 같은 행위들을 한다”며 “먼저 특정인과 계파로부터 자유로워지시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있지도 않은 친박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장할 생각 말고 쿨하게 사퇴하라”고 썼다. 한 친박계 의원은 “비박계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면 분당까지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양측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와 인적청산 범위를 놓고도 계속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큰 데다 당내 구심점도 없어, 현 상태로라면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부분 친박 성향인 초·재선 의원들 행보에 따라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쏠릴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오는 25일 연석회의를 열 예정이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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