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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시진핑의 '케이크론'…"더 먹으려 전쟁 말고 더 큰 것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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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방은 농담 아니다…냉전사고·제로섬게임 버려야"

연합뉴스

글로벌 CEO 협의회와 접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EPA=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격화되는 무역갈등에 대해 "함께 나눠먹을 더 큰 케이크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렇게 안한다고 해서 무역전쟁까지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22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조어대(釣魚台)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다국적기업 대표들과 접견한 자리에서 '케이크론'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전세계 경제성장이 여전히 미진한 상황에서 무역보호주의, 고립주의, 국수주의 대두를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는 현재 더 큰 케이크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각 나라는 케이크를 어떻게 자를 것인지 문제를 놓고 맞서고 있다"며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 방법은 계속 큰 케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여러분 모두 나눠가질 수 있을 만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케이크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케이크를 없애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무역전쟁을 일으키면 그간 만들었던 케이크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 토머스 프리츠커 하얏트호텔 회장 등 유명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중국의 사회경제 발전 전략에 대해 '먼저 파이를 키워야 나눠주기도 좋다'는 논리를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웃는 얼굴이 복을 가져다준다'(和氣生財),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등의 중국 속담을 소개하면서 "지구촌 국제사회가 결코 제로섬게임을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파푸아 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도 '케이크론'을 또다시 제기했다. 그는 중국과 파푸아 뉴기니 사이에 '협력의 케이크'를 더 크게 만들어 새로운 협력분야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 경제에 대해 "수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고 그 교훈을 다 배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에 따라 "세계의 운명은 각국이 함께 거머쥔 것이어야 하고 국제규칙은 각국이 공동으로 작성해야 하는 것이며 세계 현안은 각국이 공동 관리해야 하고 발전의 성과는 각국이 같이 누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속적인 개혁개방 의지를 장황하게 피력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이라며 "중국은 개혁개방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됐고 대외개방이야말로 중국 발전의 관건적 조치라는 점을 더 믿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개방을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중국인들의 개혁 노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약탈 경제의 교과서'라고 맹비난하며 "중국 지도자들이 지난 몇 주간 개방과 세계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웃기는 소리(joke)"라고 한 데 대한 정면 대응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 개방의 문은 결코 닫히지 않고 갈수록 문이 넓어질 것"이라며 "중국은 국내외 기업인들에게 더 완화되고 질서 있는 투자창업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지속해서 시장 진입을 대폭 완화하고 흡인력 있는 투자환경을 구축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 말미도 화해 기조로 맺었다. 시 주석은 "각 국이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게임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는 신형 국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호공영 협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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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글로벌 CEO 협의회[EPA=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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