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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사설] 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동북아평화시대 초석 다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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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고 전제한 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근의 노력들에 러시아가 적극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의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9개 다리 전략'을 제안하며 남북한과 러시아 3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도 표시했다.

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은 우리에게나 러시아에나 그 필요성이 분명하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정부 지원 등과 관련해 미국·유럽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데 2018 월드컵을 계기로 그런 왕따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협력과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남북, 미·북, 북·중 간에 정상회담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소외당하고 있으니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전략적 소통 확대는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크림반도 병합이나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의 사례만 보더라도 러시아가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 힘들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과정에서나 한반도 평화 체제를 확고히 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

마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니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연계한다면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과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 철도 연결 등과 관련해 공동 연구와 논의를 진행해왔다. 우리나라가 이달 7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함으로써 남북과 러시아 철도 연결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20년 수교 30주년을 맞게 되는데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고 경제 제재도 해제된다면 한국과 러시아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국빈방문에는 삼성전자, 현대차를 비롯해 101개 회사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동행한 만큼 동북아 평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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