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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북미 외교 망치려는 '부정론자'를 무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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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 그로스, "비판적 반응 늘 있었던 것" "북한 문제는 과거 실패한 접근법에 대한 '회의'와 대통령의 용기 필요"

연합뉴스

도널드 그로스 ASG 수석고문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미국 유력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펴고 있는 데 대해 "이를 무시하라"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의 조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고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 당시 아시아 정책 고문을 지낸 친 민주당 성향의 도널드 그로스 올브라이트스톤브릿지그룹(ASG) 수석고문은 20일 미 의회 전문지 '더 힐' 기고문에서 "북미 외교를 망치려는 부정론자들을 무시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고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 회담의 긍정적 결과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1991∼2007년 사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후퇴시킬 수 있었던 간헐적인 외교적 돌파구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실패로 돌아간 점을 상기하는 것이 유용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 실패의 결과가 지난 3년간 북한의 가파른 핵 능력 가속화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유능한 외교관과 공무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도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그 답을 얻으려면 미국 언론이 증폭시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 반응을 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적인 예로 "트럼프는 독재자를 좋아한다"(로저 코언), "트럼프는 의도적으로 미국의 국가안보를 훼손했다"(토머스 프리드먼), . 트럼프가 사기를 당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등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소개했다.

이들의 논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그 자체로 카운터파트인 김정은에게 합법성을 부여했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한 데 더해서 한국과의 군사훈련까지 중단하는 엄청난 양보를 했지만, 트럼프가 얻은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당)이 "공동성명서가 너무 부정확해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한 반응도 소개했다.

한마디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가 없는 부실한 회담이라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그로스는 "이런 반응들은 지난 30여 년간 북한과 협상한 미국 외교관과 공무원에 대한 가혹한 비난들, 효율적인 미국 외교를 절름발이로 만들어온 비판론의 반영이자 확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의 격렬하고 부정적 반응들은 과거 북한과 협상했던 미국 관리들에 대해 유화, 배신, 무능, 부정, 불충실 등으로 비판했던 수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북한은 미국 정치 문화에서 가장 무모한 적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한 접근에 관한 깊은 회의와 대통령의 용기가 결합해야 한다"면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공산주의 중국과 새 외교 노선을 개척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결정은 현실정치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닉슨의 현명한 중국 외교가 냉전의 절정기에 중국을 러시아에서 멀어지게 했다면, 트럼프의 북한 외교는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증가를 차단하면서 남북한 국민과 미국 간의 장기적 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김정은에 대한 외교적 레버리지 극대화 전략은 핵전쟁으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될 수 있는 한반도에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미국의 목적을 진전시킨다"고 평가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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