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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군산 주점 방화 용의자, 대걸레 자루로 출입구까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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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몰리는 시각 기다려 범행
한국일보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긴급 체포된 이모(55)씨가 18일 새벽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군산경찰서를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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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장미동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용의자 이모(55)씨는 손님이 몰리는 시각이 될 때까지 3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불을 지른 뒤 출입구를 대걸레 자루로 막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씨가 우발적으로 불을 낸 것이 아니라 많은 인명 피해를 노리고 계획적으로 방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조사에서 “군산 내항에 정박한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쳐 기름통에 담아 주점 앞에서 기다렸다”라며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 17일 오후 9시53분쯤 이씨 범행으로 주점 안은 순식간에 화염으로 뒤덮였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손님 33명이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쓰러졌다. 이중 3명이 숨졌다. 이씨가 주점 출입구에 불을 붙여 많은 인원이 좁은 비상구로 몰리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친 시각은 범행 당일 오후 6시로 확인됐다”며 “용의자가 불을 지르기 전까지 3시간30분 넘게 주점 앞에서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화상을 입어 당장은 수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치료를 마치는 대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와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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