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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문정인 “북미회담 승자, 북한 아니다…北에게 CVID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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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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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6·12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승자라는 평가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패자도 없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어떤 패자도 없이, 북한 등 특정국이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것도 아닌,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전쟁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외교란) 점수를 내는 대신 양쪽 모두가 수용 가능한 합의물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상대적으로 얻은 것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교적 협상은 대체로 불완전한 윈-윈 결과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회담이 바로 그랬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와 체제 보장을 각각 확약받았다"면서 "4월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 문제가 북미회담에서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주창한 중국 역시 승자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과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포함되지 못한 것은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때도 남북 정상은 CVID 이슈와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들은 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합의했다"면서 "북한·남한·미국이 '완전한 비핵화'와 'CVID'가 동의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CVID라는 용어가 2003년 미국과 리비아 협상 때 탄생했다는 점에서 이를 일방적인 무장 해제로 받아들이고, 민감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북한 비핵화 일정이 구체적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첫 정상 간 만남에서는 일반적인 틀을 합의하고, 향후 실무회담에서 방법과 시기 등의 구체적인 합의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약속에 대해서도 "잠정 훈련 중단이 이런 훈련의 축소나 제거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며 "훈련 중단이 동맹과 전투준비태세에 끼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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