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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친박-비박 마지막 계파 싸움 서막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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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모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6.1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김성태 쇄신안'을 두고 한동안 잠잠했던 친박과 비박 간 갈등 기류가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당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인적 청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쪽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친박 진영에서 일고 있다. 아무래도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박 진영이란 점 때문이다.

특히 복당파 의원들 간 조찬 모임을 갖고, 회동에 자리한 박성중 의원 휴대폰에서 핵심 친박 청산의 내용을 담은 메모 사진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친박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해묵은 계파싸움의 마지막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조직 슬림화를 골자로 한 중앙당 해체 선언을 한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대적인 인적 청산을 예고했다. 그는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앙당 해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이뤄질 인적청산, 세대교체를 비롯한 본격적 쇄신 작업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권을 갖고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다른 인터뷰에선 "혁신 비대위에선 114명 전부를 수술대 위에 올릴 것"이라고도 했다.

물론 김 대행은 객관적인 절차로 준비위원회 구성해 혁신 비대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영입하겠다고 하지만 정계에서는 아무래도 비박계가 인적 청산의 칼을 쥐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19일 초선 의원 모임에서 복당파 박성중 의원 휴대전화에 '친박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적혀 소위 '친박 살생부'를 방불케 하는 메모가 공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20일 기자들과 만나 "복당파 (모임) 안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요지만 적은 것"이라며 친박 의원들의 세 결집에 맞서 비박계 세력화의 필요성이 내부에서 제기됐다고 공개적으로 자인했다.

'비박 재결집'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계파 갈등의 민낯이 노출되자 친박 의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양새다. 탄핵 과정에서 한차례 세가 약해지고 친박의 좌장급인 서청원 의원까지 당 사퇴를 선언해 궁지에 몰리게 되자 인적 청산의 칼날이 결국에는 그간 숨죽였던 자신들에게 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친박 의원들로 구성된 초선 의원 모임은 19일 오후 5시께 긴급 모임을 소집해 계파 다툼으로 번지는 데 대한 강한 성토가 이어졌다. 김 대행에게는 복당파 의원 모임에 갔느냐며 추궁도 했다. 참석자 중 한명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이게 뭐 다시 친이-친박 이냐"며 "초선 의원들이 완전 열받은 상황"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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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원 초선 의원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선 의원 모임을 갖고 비공개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2018.06.19. yesphoto@newsis.com


친박 재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잘못하면 당이 해체될 판인데 계파싸움으로 당권을 잡아서 뭐하겠다고 저럴까"라고 비꼰 뒤 "겉으로는 반성하니 어쩌니 하면서도 결국 내심은 이것이었냐"고 비판했다.

한 친박 의원은 통화에서 "사실상 친박과 비박 프레임을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현재 당에 친박은 이름만 남았지 탄핵 직후 정작 친박 타이틀을 갖고 한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계파 대립 구도를 만들어 일부 의원들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원천 봉쇄하고 불순한 싸움으로 몰아붙여 당권 재장악을 위한 판을 깐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의원은 "결국 계파싸움을 대비한 작전 지침서"라며 "프레임을 만들어 세를 규합하고 비박계의 힘을 과시하고자 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친박 중진들도 힘을 가세했다. 한선교 의원은 19일 "또다시 한국당에 김성태를 중심으로 한 어떤 세력이 결집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비박계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친박 낙인 찍기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고도 했다.

김 대행은 계파갈등으로 번진 논란을 수습했다. 그는 20일 "계파갈등과 분열을 책동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대행의 당 쇄신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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