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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되살아나는 서라벌의 숨결… 천년고도의 내일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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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역사도시 자리매김하는 경주

경북 경주가 신라왕경 복원으로 글로벌 역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근간이 되는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다. 2025년까지 1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다. 경주 지역에 국한한 신라문화를 복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뿌리를 되살려 새로운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간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일보

신라왕궁인 월성과 남산을 잇는 대표적 다리로 신라왕경의 규모와 성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월정교 모습. 경주시 제공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추진…8개 구역으로 진행

일반적인 문화재 복원사업과는 달리 천 년이 훨씬 넘은 신라문화를 되살리는 사업이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과정도 만만치 않다. 신라왕궁, 황룡사, 동궁과 월지, 월정교, 대릉원 일원, 대형고분, 신라방, 첨성대 주변 등 8개 구역으로 나뉜 복원정비 사업장별로 발굴·출토된 유물들은 분야별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거친다. 그런 후에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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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경 복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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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발굴 현장


월성 신라왕궁 복원정비사업의 경우 중심 건물터와 서문지 등 성벽 일부를 한창 발굴 중이다. 해자(垓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만든 못) 복원정비공사는 지난해 7월에 발굴 조사를 마치고, 담수 해자로 복원하기 위한 실시 설계를 완료했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위한 자문절차를 거쳐 조만간 본격적인 복원정비에 들어간다. 현재 신라 궁성의 모습을 정비하고, 향후 성벽과 문지 복원을 위해 월성 내 외래수종과 고사목, 밀식목 등을 솎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정교 복원공사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지난해 문루가 먼저 완공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경주에서 열린 제14차 세계유산도시 세계총회(OWHC)에서 첫선을 보였다. 2008년 첫 삽을 뜬 이후 10여년 만에 완공되는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의 첫 번째 성과라 할 수 있다. 월정교는 신라왕궁인 월성과 남산을 잇는 대표적 다리로 신라왕경의 규모와 성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고대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 교각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압도한다. 지난 2월부터 상시 개방해 첨성대에서 시작해 계림과 교촌마을을 지나 남산으로 이어지는 경주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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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복원 조감도


◆신라왕궁 별궁터 확대·황룡사 복원정비도 ‘착착’ 진행

신라왕궁 별궁터인 동궁과 월지도 경역(境域) 확대 사업이 한창이다. 우선 서편지 동궁 복원이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다. 현재 동궁과 월지 내 울타리와 수목정비 등 관람환경 개선을 위한 전통조경정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동궁의 궁전인 정전에 이어 편전, 침전, 회랑 등이 단계적으로 복원되면 찬란했던 통일신라 궁궐이 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사찰로 알려진 황룡사 복원정비 사업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황룡사 복원정비 사업은 그동안 황룡사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인력이 연구에 매달려왔다. 2016년 11월 그간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지속적인 복원정비 사업의 연구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황룡사 역사문화관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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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


신라왕경 중심구역인 신라방 복원정비 사업도 구체적인 발굴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신라 방리제(도시계획) 연구와 관련 유적 발굴·정비, 신라방 조성을 통해 신라의 화려한 주거형태와 생활상을 복원한다. 대형고분군 재발굴 전시 사업은 신라문화의 재현과 역사성 있는 관광명소 조성으로 신라고분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5년 금관총 발굴조사가 끝났고 이듬해 12월 대형고분 발굴·활용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현재 금관총 복원공사 설계공모지침 수립 용역을 통해 설계공모를 시행 중이다.

첨성대 주변 발굴정비 사업도 2012년부터 주변 사유지 매입과 발굴조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첨성대 주변 편입토지 보상협의와 수용재결을 진행하고, 석교 복원과 주변 수로의 복원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릉원 일원 정비사업에서 눈에 띄는 사업은 천마총 리모델링이다. 적석목곽분을 중심으로 전시배치 환경을 개선하고 전시공간을 확장한다. 내부 구조물 보강·콘크리트 중성화 방지 공사와 공기조화설비(空氣調和設備) 용량 증대, 전시시설 면진장치도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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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교 야경


◆경주 관광의 핫플레이스 ‘신라왕경’ ‘월정교’에 관광객 북적거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경주의 신라왕경 복원사업이 펼쳐지는 현장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굴조사가 한창인 월성 왕경 발굴현장이 대표적인 코스로 인기다. 석빙고 옆에 있는 ‘월성이랑’을 방문하면 현장에서 유적 발굴의 목적과 방법, 그간의 주요 성과와 유적의 성격에 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고고학적 조사 현장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천 년 궁성 월성의 이야기와 관람 동선을 담은 리플릿을 제공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발굴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개 행사를 한다.

오랜 세월 고증과 장인들의 노력을 거쳐 제 모습을 갖춘 월정교도 관광객이 몰리는 장소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이자 최고의 목조 교량인 월정교는 2008년 공사를 시작해 2013년 교량이 우선 복원된 후 2016년 4월 문루 복원에 들어가 10여년 만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시 미래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첫 단추가 바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이라며 “핵심유적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거쳐 신라왕경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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