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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국악 소녀' 송소희, 6인조 팝 밴드 만나 '쾌지나 칭칭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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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부터 '여우락 페스티벌' 밴드 '두번째달'·송소희 함께 공연

"'국알못(국악을 알지도 못하는) 밴드'가 '국악 소녀'와 손잡고 팔도를 유람합니다. 국악은 고루하고, 월드 뮤직은 낯설다고요? 끝날 때쯤이면 '쾌지나 칭칭 나네~'를 떼창하면서 국악의 참맛을 집어삼키게 될걸요? 저희에겐 '믿고 듣는' 소희씨가 있으니까요."

리더 김현보(46)의 말에 여섯 청춘이 와르르 웃었다. '국악 소녀'로 유명한 송소희(21)와 혼성 6인조 에스닉(ethnic)팝 밴드 '두번째달'이다. 이들은 다음 달 6~22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樂(락) 페스티벌'에 함께 오른다. 주제는 '팔도유람'. "'군밤타령' 등 송소희가 부르는 경기민요에 두번째달의 모던한 감성을 더해 어깨 들썩이게 하는 '한끗 신명'을 선물하겠다"는 포부다.

조선일보

지난 18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만난 송소희(가운데)와 밴드 두번째달. 이번 무대에서 송소희는 노래를 시작할 때마다 재담을 곁들여 ‘팔도유람’의 음악을 소개할 예정이다.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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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준말. 한국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과감한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 음악가들이 펼치는 국악 축제다. 2010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5만4000여 관객을 모았다.

두번째달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92개 참가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창작 판소리를 선보였다. 드라마 '궁' '구르미 그린 달빛' 수록곡으로 인지도도 높다. 기타의 김현보와 베이스 박진우(45), 기타 이영훈(38), 건반 최진경(37), 드럼 백선열(37), 바이올린 조윤정(34)이 멤버. 이들은 "세계 민속 음악을 다루는 퓨전 그룹인데, 4년째 여우락에 참여하다 보니 다들 국악팀으로 안다"며 웃었다.

지난해 소리꾼 김준수와 판소리 '춘향가'의 대표적 눈대목인 '사랑가'를 왈츠풍으로 불러 뜨거운 사랑을 받은 두번째달은 올해는 송소희를 전면에 내세운다. 5년 전 TV 광고에서 '아니라오~'를 불러 이름을 알린 송소희는 '경기소리계의 아이돌'로 통한다. 초등학생 때 전국 어지간한 경창대회 학생부를 제패한 국악 신동이다.

이들은 올 초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며 의기투합했다. 지난 3월 콜라보 앨범 '모던민요'부터 냈다. 송소희의 경기소리를 두번째달이 담백하게 편곡해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봄기운 그득한 '매화타령'과 바이올린으로 비튼 '태평가', 제주 토속민요에 서양음악 어법을 더한 '오돌또기'까지 경기민요 6곡을 재해석했다. 두번째달은 "소희씨를 만나기 전까지 판소리나 경기민요나 같은 건 줄 알았다"고 했다. "판소리가 굵고 걸걸하다면, 경기민요는 쟁반을 구르는 옥구슬! 노골노골하고 맑고 경쾌하지요."

어법이 다른 국악과 서양음악을 섞다 보니 서로 박자를 맞추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내린 결론은 '국악에는 손을 안 대는 것'. 김현보는 "소희씨 소리는 그대로 두되, 국악 특유의 희로애락을 서양의 환상적인 선율로 받쳐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들을수록 아름다운 국악의 매력에 빠져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번째달·송소희 '팔도유람'=7월 7~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02)2280-4114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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