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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기차 고쳐 6·25 피란민 수천명 구출한 역무원 가족 3代 등 '병역명문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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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형구씨 가문 대통령 표창

6·25전쟁 중 포격 당한 기차를 수리해 수천 명의 피란민을 구출한 역무원 가문이 대(代)를 이은 나라 사랑으로 올해 최고의 병역명문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병무청은 2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5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여형구씨 가문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씨 가문 1대인 고 여운홍씨는 전남 보성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전쟁이 일어나자 적 포탄에 맞아 고장 난 기차를 수리해 수천 명의 피란민을 구출했다.

여씨는 피란민을 구출하느라 정작 본인은 피란을 가지 못하고 북한군에 체포될 위기에 몰렸지만, 대나무 숲에 숨어 죽순과 물로 버티며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여씨는 이 공로로 비(非)군인 6·25 참전 유공자로 선정됐다. 2대 여형구씨는 한쪽 다리가 짧은 신체 조건에도 현역에 지원해 육군 만기 제대했다. 1대 여운홍씨, 2대 여형구씨를 포함한 7명, 3대 8명 등 모두 16명이 429개월간 현역 복무했다.

김상진씨 가문은 1대 고 김을규씨, 2대 김상진씨를 포함한 6명, 3대 8명 등 모두 15명이 총 383개월간 현역 복무해 또 다른 대통령 표창의 주인공이 됐다. 1대 김을규씨는 임신한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두고 6·25에 참전해 낙동강·다부동·팔공산 전투 중 총상을 입고 명예 제대했다. 자신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으면서도 자식들에게 '국가를 위해 충성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국무총리 표창에는 정석훈·김천중·이종돈 가문 등이 선정됐다. 올해 병역명문가는 714가문으로 역대 최다 선정 기록도 세웠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대를 이어 나라 사랑을 실천한 병역명문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라며 "병무청은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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