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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교사·학생·학부모 연결 회원 430만 교육앱 개발 … 미래형 교실 가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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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매력시민 세상을 바꾸는 컬처디자이너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중앙일보

스마트폰 앱 ‘클래스팅’을 개발한 조현구 대표. ’기술혁신이 오래된 학교 체제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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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시절 조현구(34) 클래스팅 대표는 한 가지 의문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세상은 이렇게 발전했는데 왜 학교는 아직 그대로일까’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보고 싶어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과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저녁에는 강의실에서 공부하며 미래의 교실을 바꾸는 상상을 했다. “그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SNS와 교육을 연결해 보고 싶었어요.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무언가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었죠. 그 때는 아직 에듀테크(Edutech)라는 말이 확산되기도 전이었으니까요.”

그가 관심을 가진 건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소통이었다. 스마트폰이 이미 대중화 됐지만 학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면담과 알림장이 전부였다. 그는 앱을 통해 소통하고 시험을 치르거나 과제 제출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2010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꼬박 6개월간 기획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디어대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관련 연구자도 수소문해 보고 교육부도 찾아갔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다 카이스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고교 동창에게 기획안을 보여줬다. 설명을 들은 친구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동업’을 수락했다. 이후 1년이 넘도록 조 교사는 사재를 털어 친구와 그가 소개한 다른 카이스트 대학원생들과 함께 앱을 개발했다. 평일은 학교에서, 주말에는 조그만 여관방에 모여 연구에 ‘올인’했다.

2012년 3월 내놓은 스마트폰 앱 ‘클래스팅’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클래스팅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교사·학생·학부모가 글·사진·영상·파일·링크 등을 공유하는 앱이다. 학교생활, 과제 진행 상황 등의 정보도 함께 나눌 수 있다. 채팅은 물론 비밀대화 기능도 있어 상담도 가능하다. 교실을 그대로 온라인에 옮겨놓은 것과 같아 현재는 전국 교사들의 절반가량(18만 명)이 앱을 사용한다. 학생·학부모까지 합하면 전체 회원이 430만 명이 넘는다.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25개 국가에 12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현재 학교 모델은 산업화 시대에 필요한 노동자를 기르는데 최적화 돼 있어요. 학생들은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교실은 여전히 19세기죠. 에듀테크가 교육혁신을 가져올 거라고 믿습니다. 클래스팅은 그 시작이고요.”

조 대표의 꿈은 클래스팅과 같은 외부 자극을 통해 공교육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교육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그들의 열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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