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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박물관에서 만나는 구두 짓는 장인들의 땀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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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세대를 넘어-수제화 장인'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한 켤레에 수십만 원인 신발을 만들어도 최저임금 수준의 공임비만 받는 많은 제화공의 열악한 환경이 최근 이슈의 중심이 됐다. 이런 가운데 수제화에 얽힌 여러 이야깃거리를 소개하고 구두 짓는 장인들의 노고를 조명하는 전시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일 개막한다.

특별전 '세대를 넘어-수제화 장인'은 박물관이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 사업의 하나로 송림수제화를 조사·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을지로 일대에서 4대를 이은 송림수제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제화 업체다. 이곳은 2015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본 전시는 '구두 갖바치' '백 년의 가게' '천 번의 손길'로 구성됐다. 이들 공간에서는 양화를 신은 고종 사진, 허용호가 1995년 북극해 횡단 당시 신은 특수 제작 등산화 등 대중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물과 기록, 사진, 동영상 등 131건 224점이 선보인다.

'구두 갖바치'에서는 조선시대 갖바치가 만든 징신(기름에 절인 생가죽으로 만든 신)부터 대통령이 신은 수제화 가죽구두까지 다채로운 구두 관련 자료를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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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가게'는 송림수제화를 주인공으로 했다. 구두라는 말은 구한말 신을 뜻하는 일본어 '구츠'(くつ)에서 유래했지만, 장인들의 천국이라는 일본에서도 요즘 이렇게 대를 잇는 제화공 가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전시 공간에는 송림수제화 간판과 광고지, 고객 감사편지 등이 놓였다.

장인으로서 제화공을 돌아보는 공간이 '천 번의 손길'이다. 천 번의 망치질과 못질이 있어야 수제화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데서 제목을 지었다.

전시는 손님을 맞고, 가죽을 재단하고, 바닥창을 뺀 가죽을 자르고 박음질하고(갑피), 갑피를 바닥창에 붙이고 밑창과 굽, 깔창 작업까지 하는(저부) 전 과정을 소개한다. 제작도구와 과정별 구두 형태, 목형(구두골), 완성 수제화 등이 전시돼 이해를 돕는다.

전시장에는 수제화 작업공방을 재현한 공간도 마련됐다. 매 주말에는 송림수제화 장인이 직접 구두 제작 과정을 시연하고 관람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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