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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北서 하와이 거쳐 1만5천㎞ 여정…6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老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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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전쟁 중 전사한 고(故) 윤경혁 일병.


노병의 귀향길은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를 거쳐 68년, 1만5000㎞에 이르는 가장 길고 먼 길이었다.

한국전쟁 중 북한 땅에서 전사한 고 윤경혁 일병 유해가 6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19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 윤 일병 아들 팔현 씨(68) 자택을 방문해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거행했다. 이날 귀환 행사에는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 50사단, 달성군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고 유가족에게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가 전달됐다. 6·25 전사자 신원 확인은 2000년 유해 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128번째고 북·미 공동 발굴에 의한 한국 군인 신원 확인은 다섯 번째다.

윤 일병은 1923년 문산리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1950년 8월 당시 28세 나이로 입대해 미군 1기병사단(카투사)에 배치됐다. 당시 아내 노상금 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윤 일병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공군 참전으로 연합군이 철수하던 중인 1950년 11월 말께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의 시신은 이후 북한 땅인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 묻혀 있다가 2001년에야 북·미 공동 발굴 과정에서 미군 유해에 섞여 발굴된다. 그러나 제대로 유해 식별이 되지 않아 다시 미국 하와이에 있는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으로 옮겨지게 된다.

미군 당국은 이후 유해 정밀감식을 벌여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확인해 유전자 시료를 한국으로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윤 일병 아들 팔현 씨가 아버지를 찾겠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역 보건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둔 것이 있어 마침내 연고자를 찾을 수 있었다. 팔현 씨가 유전자를 채취한 지 7년 만이었다. 윤 일병 유해는 오는 7월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 송환행사를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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