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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미 군사훈련 중단 장기화 땐 연합방위태세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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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4차례 연합훈련 조정·중단 사례

국방부 "한미 간 연합훈련 관련 사안 긴밀히 공조"

호국훈련·태극연습 등 한국군 독자 합동훈련 강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군 당국이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가디언(UFG) 연습의 잠정 중단을 19일 공식 발표했다. 북미간 남북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하지만 대화가 장기화 될 경우 전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가능성도 있어 한국의 방위력 약화나 한미동맹 관계의 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8월 UFG 연습 유예 관련 “한미 연합방위에는 조금의 차질도 없이 한미가 충실히 준비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 유예라는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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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G 연습은 1953 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의해 매년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우발상황 발생 시 한미 연합군의 협조 절차 등을 숙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쟁상황을 가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며 실제 병력이나 장비가 투입되지는 않는다. 1954년부터 시작된 유엔군사령부 주관의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가 그 시초다. 이와 함께 1968년 발생한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 사건, 일명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그해 7월 ‘을지연습’이 시작됐다. 각기 따로 진행되던 두 연습은 1976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으로 통합됐다. 2008년 UFG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번 UFG 유예 결정에 따라 정부 주도의 을지훈련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리덤가디언 처럼 같이 훈련을 유예하는 방법과 예전대로 해 오던 대로 하는 방법, 상황에 맞게 성격을 변화시켜 하는 제3의 방법 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UFG와 함께 3대 연합훈련으로 꼽히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의 진행 여부도 관심사다. 최현수 대변인은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후속하는 다른 훈련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한미 연합훈련이 조정되거나 중단된 사례가 있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 개최와 미국의 걸프전 참전으로 UFG의 전신인 UFL 연습이 중단된바 있다. 또 1991~1993년에도 남북회담 진행에 따라 UFL 연습 중 군사훈련은 축소되고 정부 훈련은 분리해 별도로 실시했다. 1992년에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에 따라 키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릿’ 훈련이 취소됐다. 1994년에도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 체결에 따라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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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합훈련의 중단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 방위 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이 오랫동안 한국군의 작전계획 수립과 전술 전기 연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다. 지휘정찰 장비 등 미군 자산에 대한 우리군의 의존성도 큰 상황이다. 특히 미군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의 교체 주기가 1~2년이어서 연례적 훈련이 없으면 유사시 혼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군은 한국군 단독의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주도의 기존 호국훈련과 태극연습으로 훈련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독수리연습이 한미연합사와 합참 주관의 실기동훈련이라면, 호국훈련은 합참 단독의 한국군 실기동훈련(FTX)이다. 매년 11월 진행된다. 또 합참 주도의 태극연습은 UFG나 키리졸브 같은 지휘소 시뮬레이션 연습(CPX)이다.

최현수 대변인은 “한미 간에 연합훈련 관련 사안에 대해서 긴밀하게 공조를 하고 있다”면서 “또 국민들께서 불안해 하시지 않도록 연합방위태세에 빈틈 없이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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