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선제적' 연합훈련 중단, '성의있는' 北비핵화 조치 이끌어내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靑정부차원 을지연습도 중단 검토...'신중론' 제기


파이낸셜뉴스

19일 미 육군의 해외 기지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를 비롯한 헬기가 계류하고 있다. UFG 연습 일시중단은 1990년 이후 28년 만이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가 당장 8월에 예정된 을지프리덤 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시작으로 연합군사훈련 무기한 중단을 선언한 건 이를 지렛대 삼아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이행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나아가 UFG훈련에 포함된 우리 정부 차원의 비상대응 훈련인 을지연습마저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있느냐다. 비핵화를 위한 한·미의 과감한 선제적 조치가 북한의 성의있는 조치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연합훈련 중단, 北의 성의 표시는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19일 '한·미의 UFG 연습 중단에 북한도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상응하는 조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화가 계속되고 비핵화의 실천적 모습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반응도)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지금까지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비핵화 의지를 실천적이고 선제로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평가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얘기했듯, 북한이 비핵화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대화가 유지된다는 조건을 달고서 군사연습이 유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협상 기간 '워게임'(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나의 요구(request)였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희망하지만,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즉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행동을 해소하는 첫 번째 조치이자 비핵화 추진을 위한 또 하나의 압박카드다. 비핵화 이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연합훈련부터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단계별 동시행동'을 주장해 온 북한으로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장 폐기 등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UFG 연습 유예조치 발표 시간을 예정보다 앞당기자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이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韓 을지연습까지 중단하나
청와대는 UFG연합 잠정 중단 결정에 따라 우리 정부 자체 비상대응 훈련인 을지연습도 중단을 검토 중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을지연습을 프리덤가디언(한·미 연합훈련)처럼 같이 중단할 지, 예전처럼 그대로 할 지,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는 제3의 방식 등 세 가지 중 하나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유엔사 주관의 '포커스렌즈 연습'과 한국정부 차원의 비상대응 훈련인 '을지연습', 두 개의 훈련은 지난 1976년 을지포커스렌즈(UFL)연합으로 합쳐져 지금의 을지포커스가디언훈련(UFG)으로 해마다 치러졌다.

다만,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전쟁 게임이 아닌 국가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비상대비 훈련인 을지연습까지 중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을지연습은 국가 비상시를 대비해 민·관·군 합동으로 매년 1회 정부 안보기능의 정상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범정부 훈련이다. 을지훈련에는 유사시 민간인 대피, 유사시 필요물자의 동원 및 분배 등 비군사적 훈련도 포함돼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미 상호간 합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점"이라며 "다만, 정부 차원의 국가위기대응훈련인 을지연습 중단 검토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문형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