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하트시그널2` 정재호 "방송 출연, 블록체인 사업에 방해 안 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트-195]

-"일과는 별개로 관심사 추구하는게 밀레니얼 세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체중계 개발할 것"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한 종합편성채널의 연애 예능프로그램이 9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지난주 막을 내렸다.

요리사, 대학생, 한의사,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출연진 중에서도 기업가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재호 아스테라 최고경영자(CEO) 겸 엑스엔지니어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지난 14일 정 CEO를 경기도 네오위즈 사옥 2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를 인터뷰하면서 현재 사업 내용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다.

정 CEO는 2015년 설립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엑스엔지니어링에 합류하며 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엑스엔지니어링은 강민구 CEO와 LG전자, 퀄컴, 소니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엔지니어 4명이 창업한 회사다. 네오위즈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네오플라이의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엔젤투자 등으로 6억원을 모으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에서 약 1억5000만원을 유치해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 '스펜드월렛' 사업을 해 왔다. 전자지갑이라고 할 수 있는 기기에 카드를 20장까지 저장한 뒤, 삼성페이처럼 마그네틱 결제 지원 기기에 갖다 대면 결제되는 방식이다. 삼성페이의 자기장정보전송(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기술과 비슷한 자기장결제(MFE·Magnetic Flux Emulation)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

현재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로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관련 인증을 받고 있다.

매일경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체중계 아스테라B 샘플 디자인 /사진제공=아스테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스테라는 엑스엔지니어링의 자회사이자 일종의 스핀오프 프로젝트로 신사업인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체중계 '아스테라' 개발을 위해 최근 설립했다. 아스테라는 몸무게, 체온, 혈압, 심박수, 체지방량, BMI지수, 골격근량, 심전도 등 여덟 가지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이를 블록체인상에서 관리·활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매일 측정할 때마다 자체 발행할 예정인 가상화폐 애스터토큰(AST)을 보상으로 지급해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는 의료기관, 연구소, 보험사, 그 외 건강식품 기업 등에 제공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 CEO는 스타트업 기업가로서 방송 프로그램에 나간 것과 관련해 본인을 '밀레니얼 세대'로 표현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SNS 등 디지털 환경에 능통하고 자기표현과 개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한 우물만 파라'는 과거의 인식과는 달리 정 CEO가 일은 일대로 하면서도 평소 관심이 있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사적인 모습까지 고스란히 보여준 것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 CEO는 "일만 한다고 해서 성과나 능률이 올라가는 건 절대 아니다"며 "취미생활이나 하고 싶은 걸 병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방면으로 관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나는 밀레니얼 세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아스테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방송으로 얻은 관심을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다른 결제 솔루션과 차별화되는 스펜드월렛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삼성페이의 MST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위해 개발됐다. 따라서 다른 휴대폰 사용자들에게는 모두 공개돼 있지 않다. 우리는 메인 타깃을 애플 아이폰 사용자로 봤다. 이들은 삼성 MST 기술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엑스엔지니어링의 MFE 기술이 유일한 솔루션이다. 네이버페이는 인터넷 결제에 많이 사용된다. 위챗페이는 중국처럼 마그네틱 결제 기기가 활성화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사용 가능한 솔루션이다.

-다른 결제 솔루션은 카드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휴대폰만 있으면 결제가 되는 등 간편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사용자들이 신분증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을 위한 여분의 체크카드,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는 걸 보고 지갑을 포기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휴대폰만 들고 다니면서 결제를 하는 건 어렵다. 신분증이나 사원증, 간단한 체크카드 등을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지갑을 결제 기기화 하는 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비자카드, 마스터카드로부터 인증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이달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언제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보나.

▷NFC 기술을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해 스펜드월렛에 NFC 결제 기능을 추가했는데, 인증기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기술 개발이 끝났고 제품도 나와 있다. 오는 8월께 인증이 완료되고 올해 안으로는 제품을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마트체중계 사업을 발표했다. 결제 솔루션 사업과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아스테라는 엑스엔지니어링의 자회사이자, 스핀오프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엑스엔지니어링의 임직원 9명이 모두 아스테라에 참여하고 있다. 엑스엔지니어링의 설립 목표는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생활 속의 크고 작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가 결제 분야였고, 두 번째가 생체 데이터 분야다. 사람들이 집에 체중계가 있어도 매일 측정하지 않는 이유가 특별한 동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수동적인 사람들에게 능동적,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측정을 하면 가상화폐로 금전적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생각했다. 자발적으로 건강상태에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병원, 연구기관, 제약회사 등 건강 관련 제품 회사들에 제공하면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가지 생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대표적으로 체중과 체온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로 많은 곳에 쓰일 수 있다. 미국은 의료보험 시스템이 붕괴돼 있어서 비만, 당뇨에 걸렸을 때는 1년에 치료비로 100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직원이 합병증에 걸리면 모든 비용을 고용주가 충당을 해줘야 한다. 체중의 5%만 감량해도 제2형 당뇨에 걸릴 확률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체중계를 제공하고 체중을 관리하게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체중이 증가하는 환자들을 파악해 의료 및 건강 컨설턴트를 붙인다면 충분히 예방 치료도 가능하다.

-미국이 주요 목표 시장인가.

▷미국 시장이 크다고 본다. 합병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는 성장기 청소년을 둔 부모들을 주요 소비자로 보고 있다. 키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따로 제공해 자녀들이 또래와 비교해 얼마나 잘 성장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제약회사나, 건강식품 회사 등과 제휴를 맺어 성장기 청소년,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 등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직접 조언도 해주고 제품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생체 데이터 측정을 통해 매일 받는 토큰으로 이를 구매할 수 있다.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는 어떻게 차별화해 경쟁할 계획인가.

▷아스테라의 사업 비전은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아스테라뿐만 아니라 애플, 핏비트(Fitbit) 등 다른 생체 데이터 측정 기기 제조사들도 아스테라와 같은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개방하려 한다. API 등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다양한 제조사들은 아스테라가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기를 조금만 개조해 생체 데이터를 측정하고 아스테라 시스템상에서 관리·활용하는 것이다. 이러면 더 많은 생체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에 정보를 올릴 때 필요한 합의 방식과 가상화폐 발행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블록체인에 생체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때 이를 검증하는 노드로 각 스마트체중계가 역할을 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갖기 힘들기 때문에 가장 적은 컴퓨팅 파워로 노드를 구축할 수 있는 지분증명(PoS) 방식이나 더 적절한 합의 방식이 있다면 그걸 채택할 예정이다. 리플(Ripple)처럼 초기에 모든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일부분을 소비자들에게 나눠 주는 보상분(reward pool)으로 할당하려고 한다.

-스마트체중계가 검증에 참여할 때 전력 소비가 많지 않나.

▷비트코인은 합의 방식을 작업증명(PoW)으로 채택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연산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수많은 사람들이 하게 되고 전기소비량도 많아진다. 지분증명은 불필요한 연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기 사용량이 굉장히 적다. 스마트체중계에 들어가는 컴퓨팅 파워로도 충분히 노드로 작용할 수 있다.

-연애 방송프로그램에 나간 동기는 무엇인가. 사업 홍보 목적도 있었나.

▷출연 당시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이었다. 새해가 가까워졌을 시기다. 의미 있는 시기를 매력적인 분들과 보내면서 설렘을 느껴 보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 스펜드월렛도 그렇고 블록체인도 그렇다. 제가 하는 사업들이 해당 방송의 주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사업 홍보 목적으로 나간 것은 아니다. 다만 벤처캐피털(VC)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나 세미나 등에서 네트워킹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본인이 밀레니얼 세대라고 생각하나.

▷다방면으로 관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밀레니얼 세대에 부합한다. 전공 분야나 일뿐 아니라 방송에도 관심이 있었다. 대학생 때 아이돌 연습생으로도 있었다. 노래나 춤에도 관심이 많다. 일만 하기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하면서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 일만 한다고 해서 성과나 능률이 올라가는 건 절대 아니다. 자기 취미생활이나 하고 싶은 걸 병행하는 것이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송도 그래서 나갔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선 잘 일궈놓은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아스테라라는 플랫폼 통해서 사람들에게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 및 기관들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쉽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을 만들려 한다. 일반 제조사들에게는 혁신적인 판매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방송으로 얻게 된 관심을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고 싶다. 봉사활동을 하거나 강연이나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싶다. 머리를 쓰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송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봤다.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려고 멘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일반 방송프로그램에서도 제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면 충분히 참여할 의사가 있다. 방송을 좋아하고 성격도 유쾌하기 때문에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는 관심이 있다.

[박종훈 기업경영팀 기자·사진/이정욱 영상제작 인턴]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