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돌봄 환자 100만 시대 <상> “나 아프면 큰일” 무릎수술도 포기 요양보호사 도움 하루 3시간뿐 “요양시설 부족해 가족 돌봄 더 늘어 요양보험 혜택 늘리고 의료 연계를”
희귀난치성 질환인 뒤센근이영양증을 앓는 김모(26)씨는 하루 종일 집에 누운 채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한다. 옆에서 돌보는 가족들도 24시간 눈을 뗄 수가 없다. 김씨의 손을 잡고 있는 어머니의 손.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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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자가 도착했을 때 성일씨는 허리디스크·관절염 등의 만성병을 앓는 어머니 김일분(94)씨를 업다시피 부축해 집으로 들어왔다. 병원에 갔다 오는 길이다. 김씨는 걷지 못해 두 사람이 달라붙어야 한다. 성일씨는 18년째 대전의 가족과 떨어져 부모를 돌본다. 장기요양보험 덕분에 요양보호사 2명이 3시간씩 와서 청소·요리·세탁·식사 보조 등을 한다. 대부분의 돌봄은 성일씨 몫이다. 그는 “혼자 너무 힘들다. 그래도 장남의 몫”이라며 “요양보호사가 더 오래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성일씨는 무릎 수술 진단을 받았지만 거부하고 목발로 대신했다. 부모님 돌봄 때문이다. 다행히 호전됐다. 그는 “수술하면 끝” “내가 아프면 큰일”이라고 반복했다. 그간 집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그는 “주말에 교회 가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다.
가정 돌봄 가족ㆍ환자 말말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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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관암ㆍ뇌졸중을 앓는 부인(70)을 3년째 집에서 간병하는 김영각(71)씨도 갈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고 있다. 거실 TV 앞에 놓인 항암제, 뇌졸중 약과 나란히 김씨가 먹는 약 봉투(오른쪽)가 놓여 있다. 정종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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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급성 질환 치료가 거의 끝나 입원 필요성은 크지 않다. 자녀·배우자·부모 등 가족이 생업을 포기하고 돌봄에 매달린다. 노인장기요양·가정간호 등 복지 제도가 도와주지만 서비스 폭이 좁아 가족 부담이 크다. 누군가 24시간 가까이 달라붙어야 하는 환자도 30만 명 정도 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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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고령화시대에는 거동이 불편하다고 해서 시설에서 돌볼 수 없다. 가족이 돌보길 원하면 충분히 뒷받침해야 한다”며 “장기요양보험 이용 시간을 늘리고, 가정간호 체계를 개선해 의료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국민이 보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
◆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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