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에 '우뚝'…전주대사습 명창부 장원에 이지숙씨

장원기 흔드는 이지숙씨.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늘 동경하던 꿈의 무대에서 장원을 차지하다니 꿈만 같아요."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에서 이지숙(33·여)씨가 장원을 차지했다.

이씨는 18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본선 경연에서 판소리 심청가 중 '주과포혜' 대목을 구성지게 불러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주과포혜는 수족이 되어주던 곽씨부인의 죽음으로 불쌍한 처지가 된 심봉사를 묘사한 대목이다.

이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리 공부를 시작한 '판소리 신동'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배웠고 국립남도국악원을 거쳐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수학했다.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에서 이일주 명창을 만나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적벽가를 제외한 춘향가, 심청가, 홍보가, 수궁가를 배웠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이씨는 "출산 이후 소리 공부에 온전히 매진하지 못해서 인지 마음처럼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고령의 이일주 명창을 끈질기게 붙잡고 공부해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장원 발표와 동시에 흘린 많은 눈물의 의미를 '꿈의 무대'에서 찾았다.

이씨는 "과거 전주대사습놀이를 지켜보면서 '꼭 장원을 학 싶다'는 막연한 열망이 있었다"며 "예선 통과, 점수 발표 내내 서 있었던 이 자리가 내겐 너무도 영광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 이일주 명창에게 배우지 못한 '적벽가' 공부에 매진할 뜻도 밝혔다.

그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아버지가 내 뒷바라지를 많이 했는데, 은혜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소리 공부에 매진해 우리 소리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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