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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한반도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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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학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충청일보

[정종학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충북 진천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으로 두타산을 손꼽는다. 산행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은 기본으로 오르고 있다. 그 높은 산에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형상으로 한반도 전망대를 조성해 놓았다. 산을 찾는 이유는 사람도 자연이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음이온 등의 물질로 마음이 맑아진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앞이 탁 트여 시야를 더 멀리 볼 수 있다. 사방팔방 바라보면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반도를 닮은 지형이 전국에 십여 군데 있지만 내 생각으론 이곳이 가장 빼닮은 것처럼 보인다. 제주도를 연상하는 꽃 섬도 있고, 낚시좌대는 마치 삼면의 바다에 떠 있는 선박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속살처럼 숨겨놓은 풍광도 곳곳에 부지기수이다. 초평 붕어마을에서 시작해 굴다리를 지나면 오르막이 이어진다. 전국제일의 군락지로 자리 잡은 조팝나무의 하얀 꽃들이 숲 터널에 도열해 환영해주고 있다.

한동안 높이를 더하다 보면 '인류평화'를 갈망하는 비문이 있다. 이를 눈여겨 본 산새들이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고 있다. 그 청아한 선율에 오르내리는 분들이 심금을 털어놓고 평화통일의 은혜를 청원한다. 또한 굽이진 등산로 초입부터 구부능선까지 기운이 솟는 듯한 33개의 돌탑이 운치를 더한다. 산중턱을 올라가면 삼형제 바위와 암벽에 기묘한 불상 형태의 모습이 보인다. 천년 영수사와 농다리, 국가대표진천선수촌, 청주시의 높은 빌딩 숲도 시야에 잡힌다.

앞산 가까이에 있는 마을은 알록달록한 단독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모내기를 마친 들판은 연두색과 은빛으로 눈이 부시다. 내 고향 양촌 마을도 손에 잡힐 듯하며 세상의 변화를 외면한 채 반갑게 손 흔들며 응답한다. 눈을 들어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니 읍 소재지와 혁신도시의 하얀 아파트들이 키 재기하며 숲을 이루고 있다. 사랑과 성공의 기운이 서린 진천의 초평호수는 잔잔한 은빛물결이 숨 쉬고 있다. 청룡이 품은 한반도 지형은 싱싱한 푸른색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우리고장은 삼국 통일을 이룩한 김유신이 태어났고, 통일을 염원하며 세운 보탑사가 있다. 영원한 사랑과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생명과 정신을 낳는 길지이다. 대망의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진천의 정체성이며 지구중심 한가운데 초평호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 일고 있는 평화의 바람을 타고 평화통일의 꿈과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머지않아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와 유럽까지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지금 한반도 지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의 정상운영은 좀 더 보완해야 한다. 미완의 상태지만 오랫동안 벼룬 끝에 들렸기에 소원은 풀었다. 그런데 평화통일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평생 담지 못하고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 욕심과 희망은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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