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선거 기뻐하는것 오늘까지…능력·도덕·겸손 3가지 갖춰라”

[한겨레] 수석 보좌관 회의서 참모들에 긴장감 촉구

“지방선거서 지역주의·색깔론 분열정치 끝나”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을 갈라놨던 지역주의와 색깔론이라는 분열의 정치가 끝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기뻐하는 것은 오늘까지”라며 청와대 참모들에게 유능함과 도덕성, 겸손한 태도 3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 편을 가르는 분열의 정치가 끝나게 됐다”며 “저로서는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이자 목표 가운데 하나를 이룬 셈이다”라고 지방선거의 의의를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때부터, 3당 합당 이후 약 30년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눈물 흘리면서 노력한 그런 결과”라며 “지역주의 정치와 색깔론에 의지하는 분열의 정치를 꺾어놔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색깔론에 관해 “국민을 분열시키면서 공존을 거부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사악한 프레임이자 대결, 증오 정치의 산물”이라며 “종북좌파 프레임은 사악한 주술”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주의는 “우리 정치를 망치는 망국적인 구도”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의 공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에 돌렸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또는 대통령 개인이 그런 결과를 갖고 왔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며 “좋은 결과를 얻데 된 것은 하나의 팀으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이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정말 자부심을 갖고 기뻐해도 되는 것은 오늘 이 시간까지”라며 참모진들을 다잡았다. 그는 “우리가 받은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고, 이는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며 “지지에 답하지 못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유능함 △도덕성 △겸손한 태도 등 3가지를 요구했다. 그는 “모두 다 이제 1년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해보는 일이라 좀 서툴수 있다는 핑계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며 “이제 부터는 정말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자세를 꼭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적폐청산, 그 중심에 부정부패 청산이 있다”며 “그런데 우리 스스로가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그런 국민의 바람과 중요한 국정과제를 실현하지 못한다. 2년차를 맞아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결의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진짜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태도를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정부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전 직원에게 실시간 생중계 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25일과 지난 11일 공개 화상회의를 준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실시간 중계를 통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직원들이) 폭넓게 공유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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