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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잔인한 킬러" "모든 테러리스트는 파리에 있다"… 트럼프의 'G7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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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추가 폭로

트럼프, 보도내용 논란 의식… 트위터에 웃는 사진만 올려

조선일보

캐나다 퀘벡에서 지난 8~9일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메이 총리는 웃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지난 8~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미국과 나머지 여섯 국가 간의 갈등만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된 것에는 외교적 예의에는 아랑곳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침없는 '막말'도 한몫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 시각) 'G7 회의 뒷얘기'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사례를 자세히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잔인한 킬러(brutal killer)'라며 쏘아붙였다고 한다. EU가 미국의 기술 기업에 대해 수십억달러의 반독점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하는 순간 나온 말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황당한 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도 이건 알아야 해, 에마뉘엘. 왜냐하면 모든 테러리스트들이 파리에 있으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새 프랑스에서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일본 아베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을 피해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대규모 난민 유입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신조, 당신은 이런 문제가 없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2500만명의 멕시코인들을 보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곧 자리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불법 이민자를 일본으로 보내면 아베 총리도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EU 관계자는 WSJ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불쾌감이 역력했지만 이성을 찾고 침착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 간의 불편했던 뒷얘기들이 잇따라 보도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가짜 뉴스 매체들이 G7 회의에서 내가 다른 정상들과 어울리지 못했다고 하는데 또 한 번 그들이 틀렸다"는 글과 사진 8장을 함께 올렸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란히 웃으면서 찍은 사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 등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즐겁게 어울리는 분위기의 사진이었다.

자신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미소 짓는 모습으로 다른 정상들과 이야기하는 사진도 올리며 "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과 사이가 좋은데, 가짜 뉴스 매체들은 나쁜 사진을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던,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쏘아보듯 응시하는 사진에 대한 '반박 증거' 차원에서 올린 것이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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