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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맥킨지의 빅픽처]소비재 산업 디지털 혁신? 뷰티 산업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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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브랜드 연 16%씩 성장

SNS 적극 활용해 소비자와 교감

온라인 전용 뷰티 사이트 인기

셀카 올려 디지털로 메이크업

디지털 기술의 등장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소통하고 쇼핑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일용 소비재’(FMCG, Fast-moving consumer goods) 시장에서 이러한 디지털 지각변동을 선도하는 것이 바로 뷰티 산업이다. 뷰티 산업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의 영향력이 가장 신속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분야다.

브랜드 런칭 자체를 온라인에서 시작하는 것을 ‘선천적 디지털 (born-digital)’라고 한다. 후발 브랜드들은 이러한 변화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새로운 마케팅 메시지와 채널을 통해 매우 괄목할만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시각적 속성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적합한 색조 화장 부문이 선전하고 있다. 색조 화장 신규 브랜드들은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16%의 성장을 이루며 기존 업체들보다 4배 빨리 성장했다. 덕분에 색조 화장 시장 내 이들의 점유율도 4%에서 10%로 뛰어올랐다.

중앙일보

자료: 맥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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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도 늘고 있다. 맥킨지 분석결과, 신규 뷰티 기업들은 2008년 이후 전체 뷰티 업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액 27억 달러 중 절반을 유치했다. 투자의 70%가 최근 3년간 발생했다. 이렇게 신규 뷰티 브랜드들이 최근 성공하게 된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소비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참여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6년 구글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주제는 뷰티였다. 유튜브에는 매달 150만건 이상의 뷰티 비디오가 업로드되고, 월간 조회 수는 46억건으로 2015년~2016년에만 무려 67% 증가했다. 짧은 온라인 동영상인 브이로그(Vlog, Video와 Blog가 합쳐진 단어)는 소비자들에게 메이크업 방법을 알려주고 있고, 뷰티를 전문적으로 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SNS 팔로워 수가 1만~10만명에 달하는 개인)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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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눈썹 화장 방법을 알려주는 아나스타샤의 인스타그램 [사진 아나스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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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구독 순위 상위권은 앞서 언급한 ‘선천적 디지털’ 브랜드들의 차지다. 1997년 눈썹 전문 화장품 브랜드로 설립된 아나스타샤(Anastasia)는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620만명에 이른다. 아나스타샤는 600명의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화장법·제품 평가 등의 관심사를 SNS에 매주 평균 60건 이상 포스팅한다. 미국에서 아나스타샤의 온라인 매출은 2016년 150% 폭풍 성장했고, 전체 매출도 2012년에서 2015년까지 무려 100배 이상 성장했다. 4년 전 설립된 영국 뷰티기업인 샬롯틸버리(Charlotte Tilbury)도 기존 브랜드 대비 평균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배 이상 더 많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도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맥킨지 조사결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 1990년대 후반 출생 세대 )의 경우, 신규 브랜드를 더 훌륭하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률이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3배 높다. 신제품 혹은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SNS에서 배운다는 응답률도 마찬가지로 3배 더 높았다. 이들은 신제품을 더 빨리 사보고, 수시로 선호하는 제품을 바꾸는 성향이 있다. 신규 뷰티 브랜드들에 대한 접근 장벽이 아주 낮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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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맥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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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신규 뷰티 브랜드들은 디지털을 통한 신규 마케팅이 기존과 달랐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를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닌 소비자들과의 교감, 즉 관계 형성에 활용한다.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및 유튜브를 통해 제품사용 후기를 공유하도록 독려함으로써, 제품 생성 초기부터 함께 참여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넷째, 온라인ㆍ 오프라인을 융합해 운영하는 옴니채널 소매업체나 온라인 전용 뷰티 사이트가 성장한 것도 한몫했다. 이들은 다양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경험하게 하고, 한두 명의 친구가 해주던 뷰티 조언을 커뮤니티를 통해 얻게 한다. 이러한 강점을 내세워 옴니채널 화장품 매장인 세포라(Sephora)나 울타뷰티(Ulta Beauty)의 경우 미국 내 동일 점포 매출액이 각각 연간 7%ㆍ14%씩 고속 성장 중이다.

소비자들은 증강현실 앱 등 신기술을 통해 셀카를 업로드한 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다채로운 화장품 제품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시험해 본다. 이후 사진을 공유해 선호도(like or not) 투표도 한다. 잎시(Ipsy)와 버치박스(Birchbox)와 같이 신규 소규모 브랜드 제품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나왔다. 이런 트렌드 변화로 2014년 온라인 전용 화장품 브랜드에서 출발한 컬러팝(ColourPop)은 역사상 최고속 성장을 하는 뷰티 브랜드로 성장했다. 인기 뷰티 블로그 ‘인투더글로스’에서 파생된 글로시에(Glossier)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에게 사랑받는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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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맥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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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마트한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신규 브랜드들은 마케팅에 집중하며 제품 혁신 등 다른 영역들은 아웃소싱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는 전략을 통해 고정 원가를 절감하고, 신속한 혁신 사이클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신생 뷰티 기업들의 도전에 맞서 메이저 뷰티 기업들은 ▶인수합병▶디지털 전략 강화▶인큐베이션 등 3가지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전통적인 기업들이 인수한 뷰티 관련 업체는 52개다. 이 중 다수가 디지털 전문성을 지닌 소형 업체들이었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2016년 유튜브 등 디지털 마케팅으로 성장한 메이크업 업체 베카와 투페이스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탁월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정평이 난 캐나다 스킨케어 업체인 데시엠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에스티로더는 신제품 ‘더블웨어 파운데이션’을 페이스북을 통해 출시하고, 증강현실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고 있다.

로레알도 최근 5년간 신규 색조 브랜드인 어반디케이ㆍ닉스ㆍ잇코스메틱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어반디케이ㆍ닉스 모두 인수 후 2~3년 만에 각각 매출이 3~4배씩 늘었다. 지난 2010년 이후 로레알이 채용한 디지털 전문가는 1600명에 달하고, 최고경영진에 디지털 관리자(Digital Officer) 직책도 신설했다. 시세이도는 자신의 얼굴에 가상으로 색조 화장을 해 볼 수 있는 가상현실(A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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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는 자신의 얼굴에 가상으로 색조 화장을 해 볼 수 있는 가상현실(A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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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큐베이터를 통해 신속하게 소형 브랜드를 키워내기도 한다. 2010년 프랑스 럭셔리 그룹 LVMH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유치해 뷰티 인큐베이터 켄도(Kendo)를 설립했다. 켄도는 지난 2013년 이후 마크제이콥스 뷰티ㆍ캣본디ㆍ펜티뷰티 등 빅히트 브랜드들을 잇따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뷰티 업종의 변화는 디지털 혁신에 뒤처진 다수의 소비재 업체들이 어떻게 궤도를 수정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미 욕실 방향제, 안경 및 선글라스, 매트리스, 남성용 면도기 등의 소비재 부문에는 디지털에 주력하는 신규업체들이 등장했다. 립스틱이든 기저귀이든 제품에 상관없이 이제는 소비자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지털 마케팅, 소셜 미디어 전문가는 물론 인플루언서의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달라진 소비자 환경에 대응해 인큐베이터 또는 전사적 벤처투자펀드와 같이 신규 브랜드와 제품 혁신을 증진할 신규 조직도 구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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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미 맥킨지 한국사무소 시니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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