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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트럼프 "韓美훈련 중단 제안"…김정은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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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北정상회담 이후 ◆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7~8일 다롄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미국 측에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에서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제안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의 중단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엇갈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이 억류 중이던 목사 등 3명의 미국인에 대해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반하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며 찬성의 뜻을 표하고 그 대가의 하나로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미국 측에 요구하라고 제안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평양으로 돌아간 다음 날 미국인들을 석방했으며,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등 비핵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북한 소식통은 "우리는 가장 우선하는 것이 체제보장"이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는 (북·중정상회담 전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왜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은 나의 제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워게임(war games)'이라고 부른다. 내가 (백악관에) 들어온 날부터 싫어했다. '왜 (비용을) 배상받지 못하느냐'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미·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면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 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누가 먼저 제안했든지 간에 여기에는 중국의 생각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한미연합훈련을 자국의 안보 측면에서 크게 염려해왔고,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자 작년 3월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을 주장해 왔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미·북정상회담에 관여하는 배경엔 주한미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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