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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김부겸, 민주 당권경쟁 `키맨`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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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부겸 장관(사진)의 대표 출마'가 더불어민주당 역학 구도에 핵심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친문(친문재인)을 내세우는 당 대표 후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친문과 비문(비문재인) 갈등 구도를 정리하고, TK(대구·경북)로의 확장에 필수적인 인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만약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 대표에 출마한다면 친문 진영에서도 교통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늦으면 다음주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말 또는 9월 초중순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장관으로서는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라면서 "이르면 이번 주 또는 다음주 정도에 결심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개각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 장관이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당권은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데다 차기 대권 구도와도 맞물려 있어 그 정치적 위상이 막강하다.

우선 김 장관의 출마는 민주당 내부에 친문 대 비문 구도를 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부겸 대표' 카드는 친문 대 비문 카드를 희석시키면서 당 통합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만약 김 장관이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그건 어느 정도 청와대의 허락이 떨어진 것이고, 친문과 비문의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친박(친박근혜)들의 전횡으로 정권이 무너진 전례가 있어 지나치게 계파색이 두드러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또 무엇보다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PK(부산·경남)를 석권하는 데 성공했지만 TK에서는 좀 더 약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구에 지역구를 둔 김 장관만한 당 대표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당내에서도 당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도배되는 데 불만이 있다. 한 의원은 "만약 이해찬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면 초·재선 의원들이 숨 쉬기가 힘들 것"이라며 "계파 논란이 불거지지 않을 만한 후보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친문 일색으로 도배되는 건 당을 위해서도 전혀 좋지 않다"며 "김 장관이 나와 준다면 TK로의 확장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으므로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대표 선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당권 주자 가운데 중진 의원으로는 7선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5선 이종걸, 4선 김진표·박영선·송영길·설훈·최재성, 3선 김상희·이인영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한 선수로는 초·재선이지만 중량감이 남다른 재선 전해철 의원과 초선인 김두관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이 중 이해찬 의원의 경우 최근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신이 맡는 것이 "과연 적합할지 고민"이라며 운을 띄운 바 있다. 이해찬 의원을 필두로 친문 진영에서는 전해철 의원, 김진표 의원, 최재성 의원이 포진 중이다.

한편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애초 8월 하순으로 예상됐던 전당대회를 9월 초·중순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번 주중 개략적인 일정을 확정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원래는 2년 임기의 추미애 대표가 2016년 8월 27일 선출된 만큼 바통을 이을 새 대표 선출도 8월 말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준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룰 세팅'이다. 현재로선 최고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차순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 대신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와 비교해 대표 권한이 더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기 때문에 더 막강할 수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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