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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북미 핫라인 통화로 '비핵화' 급물살 탈까…남은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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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조치로 北미사일 시험장 폐쇄 예고

향후 6개월이 분수령…"불가역성 돌입 20% 지점"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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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미 정상 간 첫 핫라인 통화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 통화를 계기로 비핵화 프로세스가 본격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핫라인을 통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약 5일 만에 다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양보없는 논쟁을 벌이던 북미가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한다는 것은 향후에도 통화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화번호를 건넨 것은 비핵화 협상을 좀 더 속도를 내기 위해 북한을 재촉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회담 합의문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수없는 비핵화)를 담지 못해 미국 내 정치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 데다가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어 김 위원장을 재촉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핫라인 통화 뒤 북한이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핵화 다음 조치는 평안북도 철산리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실시한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 도착 즉시 약속한 일들을 시작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강력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폭파한다고 했다"고 밝히 바 있다.

'서해위성발사장'으로 불리는 동창리 시험장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핵심인 액체연료 신형 엔진 연소시험을 최초로 성공한 곳으로 북한 ICBM 개발의 본산격으로 여겨진다.

즉 앞서 지난달 북한이 단행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이 '미래 핵'을 폐기하는 의미라면 동창리 실험장 폐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위협하는 '미래 미사일'의 개발을 차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이는 현재 미국의 실질적으로 가장 큰 위협인 북한 ICBM을 없애기 위한 프로세스에 착수하는 의미가 있다.

미국이 북한이 실질적인 최대 위협으로 간주해온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절차에 착수한 것도 비핵화 달성때까지 북한에 내어줄 것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양국간 신뢰를 구축해 북한의 이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로 이에 화답한다면, 그 다음으로 북미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최대 핵심이자 관건인 북한의 '현재 핵·미사일'을 반출 또는 해체하고 검증하는 절차에 대한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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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지난해 3월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는 모습을 시찰하고 있다.(노동신문) 2017.3.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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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후속협상을 진두지휘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3~14일 방한에서 비핵화 시한을 '2년 반 내'로 못박고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원칙을 재차 확인하면서 앞으로 과정에서 '속도'와 '검증'을 강조한 바 있다.

시한은 '2년 반'으로 설정됐지만, 비핵화 프로세스에 있어 최대 분수령은 앞으로 6개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핵 문제는 긴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북한 비핵화 진정성과 관련 "6개월을 지켜보시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시점에서 20%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과학적, 기계적으로 빠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발언을 볼 때 미국은 앞으로 6개월 내를 모종의 조치를 이룰 중요한 시점으로 설정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남은 6개월이 비핵화가 불가역성에 돌입하는 20%완료 시점이자 양측 이해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에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등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볼 때 앞으로 비핵화 과정에서 나올 중대 조치들은 상당 부분 북한의 '자발성'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검증 주체가 미국인지 북한인지를 묻는 질문에 "두 가지가 조합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검증 과정에서 북한의 참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볼 때, 미국은 '비핵화'를 미국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자발적 의지임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만큼 동창리 실험장 폐쇄 이후 다음 조치도 북한이 스스로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신고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토대로 해당 시설들을 불능화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미사일을 반출 또는 폐기하는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위원은 "미국은 앞으로 북측 고위급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간 조치와 6개월 이후의 순서를 조율할 것"이라며 "북한의 자발성에 입각해 20%가 끝나는 지점에서 미국이 어떤 보상 조치를 취해주느냐에 따라 북한의 이후 태도가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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