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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오종찬의 러시아월드컷] 러시아 축구장의 비밀,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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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란과 모로코의 예선전이 열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장에서 새로 지어진 경기장을 둘러보다가 재밌는 장면을 발견했다. 경기장 2층에 앉아있는 관중들 앞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안전바가 설치돼 있었다. 1층은 일반 경기장처럼 좌석만 배치돼 있는데, 왜 유독 2층에는 모든 좌석 앞에 안전바를 설치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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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위하여 러시아는 대부분의 경기장을 신축했다. 8만 석 규모로 전면 리모델링한 모스크바 루즈키니 경기장을 비롯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도 이번 월드컵을 위해 새로 지어졌다. 신축된 경기장들은 관중들이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도록 선수와 관중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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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의 크레스톱스키 경기장의 경우 먼저, 펜스와 관중석의 간격을 최소화했다. 사진 취재를 위해 펜스 뒤에 기자들이 앉으면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 여유 공간이 적다. 그래서 볼보이는 경기 도중 의자 대신 관중석 벽면에 기댄 채 대기한다. 기자와 볼보이는 활동 공간이 줄어들어 조금 불편하지만, 그만큼 관중들은 경기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전할 수 있고 선수들도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생생하게 들으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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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좌석을 경기장과 가깝게 배치하다 보면 1층 하단에 앉은 관중들이 안전 철조망 때문에 시야가 가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 경기장에는 철조망과 난간 대신 투명한 강화유리를 설치했다. 덕분에 하단에 앉은 관중들은 시야 방해 없이 생생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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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독특했던 2층 좌석의 안전바도 선수와 관중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안이다. 2층 관중석을 그라운드를 향해 가깝게 모을수록, 2층의 경사가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관중들이 응원하다가 자칫 앞으로 쏠리면서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좌석 앞에 안전바를 설치했다. 가파른 2층 관중들은 안전바에 몸을 맡긴 채 안전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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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취재하다 보면 예전보다 훨씬 선수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뒤편에서 들려오는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훨씬 커졌다. 월드컵이 개막하고 멋진 경기들이 속출하면서 월드컵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는 중이다. 한국의 첫 경기 스웨덴전이 열릴 니즈니노브고로드에는 한국과 스웨덴 응원단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더욱 커질 관중들의 열광적인 함성 속에서 우리 한국 대표팀이 멋진 플레이로 경기장을 지배했으면 좋겠다.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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