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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폼페이오 '아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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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일에 "당신의 리더십 아래서 일하는 사실에 황송"]

충성심과 '낮은 자세'로 유명… CIA국장·국무장관 승승장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72번째 생일을 맞았다. 트럼프 본인은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갔지만 그의 측근들과 극우 성향 지지자들은 '아부성' 축하 인사를 전하기에 바빴다. 주로 트럼프가 즐겨 쓰는 매체인 트위터와 트럼프가 애청하는 폭스채널을 통해 그런 인사들이 쏟아졌다. 폭스뉴스 앵커 로라 잉그레이엄은 트럼프에게 "당신은 그 나이의 절반인 사람들보다도 에너지가 넘친다"는 헌사를 올렸다.

그러나 단연 압권은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국무장관이었다. 미·북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한 그는 이날 트위터에 '저희 부부는 대통령께서 미국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려 일하는 동안 힘과 불굴의 의지를 유지하시길 기원한다'면서 '조국을 대표해 당신의 리더십 아래 복무한다는 사실에 황송하다(humbled)'고 했다. 'humbled'는 매우 영예로운 직책이나 수상 소감, 영적 체험 등을 겸손하게 말하기 위해 쓰는 표현이다.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깊은 충성심, 노골적으로 말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부'로 유명하다.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선 "정부 외교정책이 트럼프의 개인 사업과 이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기이한 질문이다. 다 가짜 뉴스"라고 화를 낼 정도로 트럼프 비호에 몸을 사리지 않았다.

지난 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합의문에 서명할 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처럼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과 낮은 자세가 존재감 없던 캔자스 하원 의원이던 폼페이오를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으로 승승장구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뒤론 생일을 조용히 넘기고 있지만 사업가 시절엔 수백명을 초청하는 호화판 생일 파티로 유명했다. 1988년 42번째 생일엔 자신의 카지노에서 거대한 우주선 모형을 띄워 레이저 쇼를 했고, 1996년 50번째 생일엔 본인 소유의 빌딩들을 설탕 조각으로 만들어 장식한 3단 초콜릿 케이크, 600개의 황금 풍선과 폭포수 장치가 등장했다. 2005년 59세 생일엔 섹시 배우 패멀라 앤더슨을 거마비 500달러에 초청하기도 했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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