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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에어컨에서도 냄새가 난다" AS 문의 급증…소비자 과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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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에어컨 매장 전경. 사진|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때 이른 더위로 에어컨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신형 에어컨을 중심으로 제품을 켤 때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AS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생산 판매 업체들은 에어컨에서 나는 냄새 원인을 소비자들의 관리부실로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리 부실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신형 제품의 경우 에어컨 필터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냉각판(열교환기) 소재 문제로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냉각판(열교환기)은 열전달핀과 냉매관으로 구성돼있다. 이 냉각판이 주로 알루미늄으로 사용돼는데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저가형 알루미늄을 사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은 실외기를 통해 실내 공기를 끌어들여 에어컨 내부에 있는 프레온가스 등 냉매 열 교환장치를 통해 바람을 차갑게 만든 후 바깥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제품 특성상 에어컨 내부 냉각핀과 송풍구 등에 습기가 생겨 각종 곰팡이와 세균이 서식할 우려가 높다. 또한 에어컨 필터에 먼지 등 불순물이 쉽게 걸려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곰팡이, 식초 냄새가 난다는 AS 문의가 쇄도해 골머리를 앓았다. 무풍에어컨은 구조가 제품 전면 패널에 수십만개 마이크로 홀이 있는데 이 작은 홀안에 물기나 먼지가 쌓이면 직접 닦아낼 수 없어 냄새가 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청소를 해 주는 자동 건조기능을 추가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삼성뿐 아니라 타사 제품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신제품을 구입해 사용한지 한달도 안돼 냄새가 난다는 제보가 상당수 나왔다.

일례로 소비자 A씨는 “무풍 에어컨을 구입한지 한달정도 됐는데 음식 비린내가 나서 힘들었다”며 “회사 측에서는 관리법을 미리 공지했다면서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말고, 필터를 분리해 세척 또는 교체하고, 주변이 개방된 상태에서 다시 냉방모드로 2~3시간 운전후 청정모드로 1시간 다시 운전하라고 소개했다.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었지만 일주일도 안 돼 또다시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휘센 에어컨을 구입하고 얼마 안 돼 사용했는데 시궁창 냄새가 났다. 판을 분해해보니 곰팡이는커녕 내부가 깨끗했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수리기사가 말하길 알루미늄판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해 공기 중에 냄새 입자를 머금어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다고 했다. 하자제품을 만들고 책임은 왜 소비자한테 떠넘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에어컨은 무상수리기간이 2년이다. 그 안에 AS를 문의하면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거나 교체해준다. 하지만 수리기간 내에 문의를 해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수리하기보다는 외부로 냄새를 빠져나갈 수 있게 환기를 잘 시키고, 자동건조기능을 수시로 작동하라는 원론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수리기사 A씨는 “보통 에어컨은 열교환기로 알루미늄을 많이 쓰는데 이 판이 공기 중에 냄새 입자를 잡아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이라며 “알루미늄은 열 전달능력이 좋아 냉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슬림한 디자인을 만드는데도 유용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상 수분 생성은 잘 되지만 증발이 잘 안 된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문제를 해결 방안으로 “에어컨을 끌 때 바로 끄면 안 되고 송풍으로 20분정도 작동시킨 뒤 건조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에어컨 업계에서는 제품의 문제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오히려 사전 올바른 관리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냉각기판은 코팅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다. 에어컨은 실내공기를 빨아들여서 차갑게 해서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구조로, 집 내부에서 발생한 냄새 입자가 에어컨 내부에 달라붙어 묵혀있을 수 있다. 이때 에어컨을 다시 가동하면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신형인 무풍 에어컨은 미세한 바람구멍들을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에 서식하는 곰팡이나 세균 등을 처리하기 어렵다. 매번 자동건조기능을 작동한다고 냄새가 완전히 제거되진 않는다. 곰팡이가 생기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냉각판의 일종인 냉매관은 원형관(구리)를 사용하다가 2010년 이후부터 에너지효율을 높이고자 고효율용납작관(알루미늄)으로 바꼈다”며 “구리가격이 비싸 알루미늄으로 바꾼 것이 아닌 구리는 알루미늄 대비 강도가 세고 녹는 점이 높아 납작관(마이크로채널관)형태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냄새원인에 대해 “업계 전체가 열교환기로 알루미늄을 쓰고 있다”라며 “신형 무풍 에어컨은 내부 13만개 마이크로홀이 공기중에 개방돼있어 건조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제조 과정에서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어컨업체 한 관계자는 “에어컨 증발기가 입고될 당시 세척불량 등 제조과정상의 문제로 냄새가 날 수 있다”며 “증발기 프레스 성형할때 바르는 타발유가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악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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