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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차기 대선 경쟁 새국면… 원희룡은 보수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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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3선 성공했지만

행정가 이미지 극복이 과제

이재명, 체급은 올렸지만

도덕성 타격으로 앞길 미지수

元, 민주당 광풍 속에서 재선

라이벌 남경필 패배도 호재로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꽃목걸이를 걸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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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주요 광역단체장들이 6ㆍ13 지방선거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일약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르자 차기 대권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이 대권 잠룡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데 이어 김태호 후보와 접전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승리해 새로 후보군에 편입되면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면 잠재적 대권주자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유승민 공동대표는 선거 패배 책임으로 대선가도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우선 박원순 당선인은 ‘대권 징검다리’로 불리는 1,000만 시민이 모인 서울시 시장선거에서 3선 달성이 유력시 되며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우뚝 섰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본인 유세보다 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열중한 것은 당내 기반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에서 대선까지 상승 동력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3선 시장으로 굳어진 행정가 이미지 역시 극복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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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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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선인의 경우 당 안팎의 견제와 갈등을 딛고 자력으로 입지를 확보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내 경선과정에서 친문 세력과 갈등을 겪으며 정치적으로 고립됐고, 본선 과정에서 불거진 ‘욕설 파문’, ‘여배우 스캔들’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어, 풀어야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여당 중진 의원은 “선거 기간 이 후보를 향한 의혹 자체가 당에 상당한 부담이었고, 대선 후보로서는 경쟁력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 후보의 측근 의원은 “보수정당이 독식해온 경기도를 탈환하면서 체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면서 “도정을 얼마나 잘 이끌어나가는지가 향후 진로의 최대 변수”라고 내다봤다.

김경수 후보가 ‘보수 텃밭’인 경남에 민주당 간판으로는 처음 깃발을 꽂는다면 차세대 대권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Me Too) 낙마로 여권 내 차기 후보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친문 진영 내 상징성이 큰 김 후보가 확실한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향후 같은 386그룹 출신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차세대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반면 유승민 공동대표의 경우 바른미래당의 명운을 걸었던 대구시장 선거와 당의 마지막 보루인 대구 동구청장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대선가도에 험로가 예상된다. 안철수 후보 역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받은 득표율(21.4%)에도 못 미치면서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로선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힘과 명분을 잃어 향후 대권 주자 인물군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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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이도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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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당선인이 보수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전국적인 여당 광풍 분위기 속에서도 인물론을 바탕으로 지사직 수성에 성공하면서 향후 대권을 향한 보폭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 같은 중도개혁 성향인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패하며 대권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도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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