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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F] 사막에서 목 말라 죽을 일 없겠네… 공기·햇빛만 있으면 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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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공기 중의 수분을 모아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물을 만드는 데 공기와 햇빛 외에는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 사막뿐 아니라 각종 오염으로 마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UC버클리 공동 연구진은 지난 8일 "수분을 흡수하는 소재인 금속유기구조체(MOF)를 이용해 상대습도가 평균 20% 이하인 애리조나주의 사막에서 마실 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MIT의 한국인 연구자인 김현호·양성우 연구원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야외 실험에 성공했다.



조선비즈

미국 UC버클리 연구원들이 금속유기구조체(MOF)로 만든 물 수확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이 장치로 애리조나주 사막에서 마실 물을 얻는 데 성공했다. /UC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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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장소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부근의 사막 지대였다. 이 지역은 습도가 밤에 40%, 낮에는 8%까지 떨어져 미국에서도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물 수확 장치가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밤에 수분을 흡수했다가 낮에 방출해 물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먼저 지르코늄이라는 금속으로 이뤄진 MOF로 공기가 지나가면 공기 속의 수분이 흡착된다. MOF는 내부에 수많은 통로와 구멍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표면적이 엄청나게 크다. 각설탕 크기의 MOF는 축구장 6배 크기의 면적을 갖는다. 이런 구조 덕분에 스펀지처럼 가스나 액체를 다량 흡수할 수 있다. 낮에 햇빛을 받아 MOF의 온도가 올라가면 수증기가 방출된다. 이 수증기는 기계 바닥에 있는 응축기를 통해 바로 물이 된다. 오마르 야그히 UC버클리 교수는 "하루에 MOF 1㎏당 200㎖의 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가인 지르코늄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해 지금보다 30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면서 두 배 많은 물을 만들 수 있는 MOF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구 대기에는 총 13조 리터에 이르는 물이 수증기 형태로 떠다니고 있다"며 "이 수증기만 제대로 모아도 식수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올여름 캘리포니아주 남동부 모하비 사막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새로운 알루미늄형 MOF를 실험할 계획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셋째로 기온이 높아 '죽음의 계곡'이라 불린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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