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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2050년, 세계 인구 절반이 近視 앓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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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연대기 대니얼 리버먼 / 웅진지식하우스


파이낸셜뉴스
600만년 전 아프리카 숲속 나무에서 내려와 서서 걷기 시작한 유인원이 진화를 거듭해 호모 사피엔스가 됐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문명을 일으키며 지구의 지배자로 거듭났다.

우리는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진보를 하고 있다고 으레 여기지만, 정작 우리 몸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과거 생명을 위협했던 점염병, 기아, 영양실조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대부분 해결됐다. 그로 인해 영유아 사망률은 현저히 낮아졌고 인간수명은 100세 시대를 바라볼 만큼 길어졌지만 '우리는 건강한가'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에는 거의 찾기 어려웠던 비감염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아토피, 알레르기, 근시 같은 기능장애도 매우 흔하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인 50억명이 근시가 된다고 한다. 기술 발달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괴롭히는 이같은 질병이 완벽하게 사라질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이 책은 오늘날 이같은 비감염성 질환과 기능장애가 만연한 이유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폭넓게 탐구한다. 저자는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가 일종의 진화적 산물로, 혹독한 환경 아래서 생존과 번식에 적합하게 진화한 우리 몸이 풍요롭고 안락한 현대문명과 만나 벌어지는 부적응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흔한 2형 당뇨병의 경우, 수백만년 동안 여분의 에너지를 축적하도록 진화한 우리 몸이 다량의 당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에 잘 정응되지 않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갈고 으깨고 부드럽게 만들어진 음식을 섭취하는 오늘날의 인간은 과거보다 덜 씹기 때문에 턱이 모든 치아가 들어설 만큼 크게 성장하지 못해 매복 사랑니와 부정교합 같은 문제를 겪는다. 맨발로 다니던 우리 조상들의 발을 물려받았지만 쿠션이 장착된 신발을 신는 것에 더 익숙해진 결과 발바닥활을 지탱하는 근육들이 오히려 약해져 평발이나 발바닥근막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현학적 개념 대신 인류학, 생물학, 유전학 연구에서 얻은 구체적이고 실직적인 데이터는 그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순한 시각으로 바라본 문명의 진화라는 개념이 인간 몸과 어떤 엇박자를 냈는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우리 몸과 문명, 건강과 질병에 대해 진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진화 의학은 우리의 건강한 삶에도 일조한다. 기존의 건강과 질병 패러다임을 뒤집기 때문에 치료와 예방 분야에서 새로운 접근도 가능하게 할테니 말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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