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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부울경·강남3구에 ‘푸른 깃발’? 정의당 두자릿수 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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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택 6·13] 지방선거 5대 관전 포인트

민주당, 부산·경남·울산서 이길지 관심 집중

서울 강남 3구에서도 민주당 승리 여부 주목

신지예 후보 화제 뿌린 진보정당 확장도 관건



한겨레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낮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에서 아세아항공직업전문학교 재학생, 아름다운 지방선거 홍보대사 등이 6.13 지방선거 투표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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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가장 뜨거운 지역은 영남의 부산, 경남, 울산이다. 여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여 역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 보수의 텃밭이었던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서 민주당 구청장이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녹색당의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가 화제를 일으킨 진보정당들이 얼마나 영토를 넓힐지도 지켜볼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5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 보수텃밭 영남, 지역주의 넘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선 한국당 계열의 텃밭이었던 부산·울산·경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내느냐가 관심사다.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가 도입된 이후 이들 지역에선 민주당 계열 후보가 한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세 지역 가운데 한 곳이라도 민주당이 이긴다면, 자유한국당은 큰 타격을 받고 영남의 오랜 지역주의는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울경, 지금껏 민주당 단체장 0명
여론조사에선 3곳 모두 앞서
‘샤이 보수’ 깨어날지 막판 변수


부산은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하루 전날인 지난 6일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서병수 한국당 후보를 이겼다. 두 후보의 격차도 20%포인트 이상 견고하게 유지돼 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영남에선 여론조사에 적극 응하지 않는 ‘샤이 보수’ 유권자가 많은데다 20년 이상 다져온 한국당의 조직력도 강해 막판에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4년 전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앞섰다가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 차이가 좁혀진 뒤선거 결과에서 1.3%포인트 차이로 졌다.

전통적으로 경남도지사 선거는 대통령 후보로 가는 징검다리 구실을 해왔다.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등 전임 도지사 대부분이 경남도지사를 발판삼아 대권에 도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첫 민주당 경남지사’가 되거나 김태호 한국당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승리한다면 당선과 동시에 다음 대권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그동안 30여차례의 여론조사에선 김경수 후보가 대부분 이겼지만 막판 보수 진영의 결집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송철호 민주당 후보와 김기현 한국당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울산시장 선거는 지금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가 앞섰다. 따라서 부산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송 후보는 울산에서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기 때문에 송 후보의 8전9기 성공 신화 현실화도 큰 관심거리다.

■ 서울 강남3구에서 민주당 구청장 나올까

6·13지방선거에선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이 탄생할지 관심을 모은다.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1995년 민선 1기 이래 23년 동안 자유한국당 계열의 보수 정당이 전승했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다.

강남·서초 23년간 보수 차지였는데…
강남 ‘민주 우위’ 서초·송파 ‘접전’
박원순 후보도 막판 지원유세


그러나 최근엔 표심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민간 통신사인 <뉴시스>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강남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강남구청장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정순균 민주당 후보가 45.5%의 지지율을 기록해 장영철 한국당 후보(31.3%)를 크게 앞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5일 서초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서초구청장에 도전하는 이정근 민주당 후보(36.1%)가 재선을 노리는 조은희 한국당 후보(33.1%)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이들 두 구에 견줘 보수색이 그나마 옅은 송파구 역시, 박성수 민주당 후보와 박춘희 한국당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데 여야가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여당 야전사령관을 자임한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강남 3구를 돌며 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집중적으로 벌였다.

■ 진보정당, 의미있는 성적 낼까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5번(정의당) 찍으면 날고 2번(자유한국당) 찍으면 추락한다’는, ‘5비2락’을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정의당은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 나경채 광주시장 후보, 박주미 부산시장 후보 등 9명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고, 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 박수택 고양시장 후보 등 16명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뛰고 있다. 정의당은 특히 정당 득표율에 주목한다. 1차적으로 광역·기초의원 비례 정당 투표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게 목표다.

정의당, 정당 득표율 두 자릿수?
광역·기초의원 비례 진출 주목
민중당·녹색당 후보 선전 관심도


민중당의 김진숙, 녹색당의 신지예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장 선거는 진보정당 후보들의 경쟁장이기도 하다. 페미니스트임을 내세워 벽보가 훼손되는 ‘고초’를 겪은 신 후보와 ‘마트 여성 노동자’ 출신 김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 후보는 1.2%를 기록해 정의당 김종민 후보(1.3%)와 대등한 지지율을 보였다. 신 후보가 서울시장 텔레비전 토론에 참여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득표율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고은영 녹색당 후보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 제주, 민주당 텃밭될까

제주지사 선거는 원희룡 무소속 후보의 재선 여부가 관심거리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다 중반에 원 후보에게 추월당했다가 선거 막판 추격하는 모양새다. 문 후보 쪽은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김우남 전 의원의 지원 유세로 그동안 등을 돌렸던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문 후보와 원 후보는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의원 3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인 제주지역이 민주당의 텃밭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된다. 반대로 전국적으로 보수 진영의 후보가 어려운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원 후보는 당선되면 곧바로 대선 주자급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이재명 ‘대권가도’ 갈 수 있을까

경기도지사 선거에선 전방위적인 ‘네거티브 공격’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살아남을지가 관심사다.

이 후보는 당내 경선 때부터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에 휩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상습적으로 올린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주인이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 후보는 강력히 부인했으나, 확인되지 않은 채 논란은 계속됐다.

본선거가 시작된 뒤인 13일엔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 후보가 사과하고 해명했으나, 한국당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네거티브 공격은 절정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의혹이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그동안 여려 차례 논란을 빚었던 두 사람의 연인 관계 의혹을 다시 끄집어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공격했다.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경기지사 후보이자 잠재적 대선 후보였던 이 후보의 이미지에는 상당한 상처를 입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이번 네거티브 공세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안에서도 나왔다는 점에서 ‘반 이재명 세력’이 결집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공격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에는 비교적 작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긴 했으나 선거 결과에 끼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이었고, 네거티브 공격으로 오히려 지지층이 더 결집했다”고 말했다.

정기남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당락에까지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무차별적인 네거티브 공격으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는 앞으로의 정치 활동에서 사생활과 관련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광수 신동명 최상원 김경욱 김태규 허호준 기자 kskim@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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