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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브레이크 풀린 학원 차량 온 몸으로 막은 공무원…아이 5~6명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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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진도 군청에 근무 중인 황창연 주무관. 사진=연합뉴스


전남 진도군의 한 공무원이 경사로에서 돌진하듯 내려오는 차량을 발견하고 온몸으로 차량을 막아 5∼6명의 아이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 30분쯤 전남 진도군 진도읍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후진하기 시작하더니 왕복 2차로 도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당시 차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5∼6명이 타고 있었으며, 아이들과 주위에 있던 학부모들은 깜짝 놀라 '도와주세요. 살려 달라'는 비명을 질렀다.

마침 퇴근길에 이곳을 지나가던 진도군청 황창연(50) 주무관은 급히 차를 세웠다.

황씨는 내리막길로 굴러 내려가던 차 문을 연 뒤 한발로 버티면서 중립으로 돼 있는 기어를 주차로 전환하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잡아당기는 등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온 몸으로 차량을 막았다.

황씨는 이 과정에서 그대로 길바닥으로 튕겨 나가 허리와 갈비뼈 골절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고 해당 차량은 도로 옆 상가 앞에서 멈춰 섰다.

이 길은 117가구 40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으로 퇴근 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으로, 황씨가 막지 않았다면 자칫 아이들이 탄 차량으로 인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아이 부모들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황씨에게 '생명의 은인'이라며 고마워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린 아이들을 배웅하면서 제동장치와 기어를 허술하게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건에 대해 황 주무관은 12일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차량을 보고 깜짝 놀라 저 차가 도로를 향해 돌진하면 아이들이 큰일 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황씨는 현재 목포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뉴스팀 ace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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