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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fn이사람] 삼성전자 DS부문 신입사원 최성민씨 "태양광車 만들던 도전정신,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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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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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자동차를 타고 호주를 누빈 도전정신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당당히 입사한 신입사원 최성민씨(29.사진)는 앞으로의 꿈을 묻자 당차게 말했다. 최씨는 대학시절부터 도전정신이 남달랐다.

대학에 다니던 2013년 호주 태양광 자동차 종주대회 '월드솔라챌린지(WSC)'에 출전했던 게 대표적이다. WSC는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직접 제작한 태양광 자동차로 6박7일간 3000㎞를 완주하는 이색 행사다. 최씨는 "기계공학을 전공해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며 "2012년 교내 자동차 제작 동아리(KUST)의 초기 멤버로 합류한 것도 그 때문이고, WSC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2년마다 열리는 WSC를 위해 최씨는 오직 열정만으로 친구들과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는 "WSC를 준비하던 시절이 군대보다 힘든 시기였다"며 "22명이 모여 태양광 자동차 제작에 들어갔지만 무엇보다 최소 2억원 이상이 드는 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게 큰 걸림돌이었다"고 기억했다. 최씨는 학교 연구비를 따내고 친구들과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태양광 자동차를 겨우 완성했지만 효율성 문제에 부딪혔다. 그는 "태양을 연료로 하는 태양광 자동차의 특성상 차체를 가볍게 만들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공기 저항이야 설계 단계에서 어떻게 한다 해도 경량화는 도저히 답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최씨는 값비싼 탄소섬유 대신 알루미늄 태양광 자동차를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 차체 제작에만 걸린 두 달 동안 작업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주행 점검 도중 문제가 발생했다. 가속력에 차체 무게가 더해지면서 주요 부품이 휘어져 버린 것. 그는 "테스트하고 고치는 작업에만 3주를 보냈다"며 "전남 영암까지 내려가 시험 주행하고, 텐트 치고 노숙까지 하며 겨우 테스트를 마쳤다"고 말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동료가 힘이 됐다.

최씨를 비롯한 22명의 젊은이가 그렇게 1년 가까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의 결실은 '독도'라는 태양광 자동차를 탄생시켰다. 드디어 WSC에 출전해 꿈에도 그리던 호주 대륙을 질주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씨는 "완주하고 싶었지만 2013㎞를 달리다 차가 망가졌다"면서도 "아쉬움보다 목표의 3분의 2 이상은 달렸다는 데 만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우리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한 후배들이 2015년 WSC에서 완주하는 큰 보상을 받았다"고 흐뭇해했다.

최씨는 WSC 도전기가 취업과 내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이제 웬만한 일은 '하면 된다'는 강철 멘탈이 생겼다"며 "입사 후에도 능력 밖의 일이 주어지면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부딪혀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신입사원 환영회 때 팀장님이 지금 생산 중인 반도체 규격 중 많은 부분을 만든 사실을 알았다"며 "훗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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