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300어록]일괄타결?단계적접근?…트럼프 발언으로 본 북미회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the300]'화염과 분노'부터 만남까지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은 시작부터 만남 직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과정부터 주요의제에 대한 전망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되짚어 봤다.

◇'화염과 분노'부터 '작동하는 핵단추'까지 = 트럼프 대동령은 올해초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맹비난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북한이 위협을 계속한다면 지금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단행하자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후 미국은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출격시키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는 등 양국의 관계는 일촉즉발 직전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지난 1월1일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 책상위에 핵단추가 항상 놓여있다"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화해의 제스쳐를 동시에 보냈다. 이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를 가지고 있다"며 "내 것은 작동한다"고 '강대강' 기조를 유지했다..

◇"5월에 만나겠다"→"이번 회담 부적절"→"따뜻한 뉴스" = 양국이 화해무드에 돌입한 것은 북한이 평창동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의향을 내보인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화답하면서다. 남과 북은 즉각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실무협상에 착수했고 동시에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위한 물밑협상을 진행해 나갔다.

'운전자'겸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에 수차례에 걸쳐 대표단을 파견했고 양측의 의견을 전달하고 중간에서 조율해 나갔다. 대북특사단 수석으로 북에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 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함께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5월에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남북간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일이 다가오자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결과물을 이끌어내기 위한 '밀당(밀고 당기기)'을 시작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등을 통해 리비아식 일괄타결을 강조했고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일방적 핵포기만을 강요하는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5월23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부성 부상 담화를 통해 리비아식 핵폐기를 언급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며 정상회담 재검토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24일 공개서한을 통해 "최근 담화문에서 드러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볼 때, 나는 이번에는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회담취소를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달라"고 여지를 남겼다. 다음날 김계관 부상이 위임에 따라 발표한 담화에서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 마주앉아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따뜻한 뉴스"라며 "회담이 12일 열릴수도 있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은 다시 본 궤도에 올랐고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협의가 재개됐다.

◇"일괄타결 바람직"→"최대한을 얻기까지 시간 걸릴수 있다" =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보면 이번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자세를 짐작할 수 있다. 정상회담 전 물밑협상과정에서 미국은 '빅뱅' '일괄타결' 등을 강조해왔다. 북한으로부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끌어내는 대신 미국은 북한의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한번에 해결하자는 식이다. 그러나 단계적 접근을 강조하는 북한의 입장과 일괄타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일이 가까워 올수록 단게적 타결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2일 한미정상회담 후 "북한이 CVID를 결정한다면 안전하고 행복하며 부자가 될 수 있다"며 "한꺼번에 일괄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그렇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나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다가올 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 해법에도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하기를 원하고 그는 기회를 잡았다. 이건 단 한 번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입장과 다를 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는) 최소한 또는 최대한이 될 수도 있다"며 "여러분이 아는 최대한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괄타결식 담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